[사설] 이재명, 김동연 품고 안철수 넘 보나
2022-03-01 대경일보
양측은 이날 20대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하고 2026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기로 하는 '제7공화국 개헌안'을 함께 만들기로 합의했다. 개헌안에는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등 실질적인 삼권분립을 이루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밖에 양측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 3선 초과 연임금지 등 정치개혁안을 만들어 대통령 취임 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번 양측의 합의소식을 듣고는 마치 공동정부 출범식을 연상케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간 단일화는 물 건너 간 듯하다. 그동안 국민들은 이 둘의 지루한 줄다리기를 지켜 보다 피로감만 더 키우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단일화 결렬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정치적 폐해중 하나다.
이재명-김동연의 단일화 가능성 소식에 속이 타는 쪽은 윤석열 후보다. 팽팽한 초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더더욱 그럴 것이다.
당초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많은 국민들은 기대가 컸다. 이제는 양측의 번복과 결렬에 이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려면 야권 단일화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단일화는 역대 대선 때마다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7년 대선에서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단일화 압박을 받았으나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승리는 노태우 후보가 차지했다.
1997년 대선에서 김종필 후보와 DJP 연합전선을 구축한 김대중 후보는 4수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파란의 연속이었다. 노무현은 정몽준을 여론조사에서 가까스로 제쳤으나 투표 전날 정몽준이 돌연 협약 파기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노무현은 이회창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이미 단일화 경험과 완주한 경험이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단일화를 통해 문재인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지만 문 후보는 박근혜 벽을 넘지 못했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에서는 완주했지만 3위에 그쳤다.
단일화가 반드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5% 오차범위 내 초 접전(1일 여론조사 기준)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과 윤석열 사이에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문제는 또다시 대선투표일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선거 막판 윤 후보가 안 후보를 품을지, 아니면 이 후보가 안 후보를 넘 볼지는 오직 ‘철수 생각’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