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북지역 의대 신설 탄력 받나

권수진 편집국 부국장

2023-10-25     대경일보
▲ 권수진 부국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의대정원 확대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전북에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가 없는 전남 같은 취약지역에 의대 신설을 언급해 경북지역에도 의대 신설이 함께 추진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과 관련해 "윤 대통령께서 국민 의료권 보장을 위한 개혁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시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의대 정원 확대 몇 명으로 할지를 신속하게 계획을 발표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역의료 확충 그다음에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라며 "전북에 공공의대설립 그리고 지금 의대가 없다는 전남 같은 취약지역의 의대 신설 문제도 신속하게 협의하고 결론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하다 지난달 18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에 실려 간 지 35일 만인 이날(10월 23일) 최고위를 주재하며 당무에 공식 복귀해 이 같이 발언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충북대학교(청주)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의료 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은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입학정원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전국 국립대병원의 인건비와 정원 규제를 풀어 서울의 대형 병원급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오지 않고 지역에서 중증·응급 치료를 마칠 수 있게 국립대병원에 대한 인력과 예산 등의 종합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부 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의대 신설 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 의대 신설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국립안동대학교는 경북도의 도청 소재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고 의료 위약 지역으로서 의대 신설 명분이 축적되어 전남도의 국립목포대학교와 더불어 의대 신설 주요 후보 대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은 인구 50만 도시로 제대로 된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없고,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탄탄한 연구성과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텍과 우리나라 유일의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세포막단백질연구소가 위치하고 있어 의과대학 신설에 최적지이다.

◇ 지역인재할당 방식의 특별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의대 신설 방안

의대가 없는 곳에 의료인력 확충 목적으로 의대를 신설하고 지역인재 할당 방식의 특별전형으로 지역 학생을 선발해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를 병행한다면 환자와 의사의 서울 집중, 지방 의료 인프라 붕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국가가 학비를 지원하고, 국비로 교육받은 의대생은 10년간 특정 지역이나 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의료인 면허를 발급받는다.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할 의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별전형으로 입학 때부터 해당 지역에 몇 년 간 복무하도록 하는 전형을 만들고, 학생들이 스스로 이런 내용을 알고 지역 의대를 선택해 입학하면 기본권 위배와도 무관하다.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 같은 의료 제도가 보완되지 않으면 수도권으로 의사가 빠져나가는 상황을 막기 어렵다.

◇ 포스텍에 연구중심의대·대학병원 설립… 미래 대한민국의 먹거리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년 30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만, 의사과학자 분야의 전공자는 50명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포스텍은 의대정원 문제가 해결되면 2026년 의학전문대학원 형태의 연구중심의대를 설립하고, 2028년에는 500 병상 규모의 스마트병원을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포스텍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특히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탄탄한 연구성과와 함께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연구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유일의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세포막단백질연구소가 위치하고 있다.

기존 의대들도 의과학자를 훌륭하게 양성해 왔다. 다만 분야를 살펴보면 대부분 미생물학, 생리학 등 기초과학이다. 인공지능, 기계공학, 바이오 재료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포스텍이 만들겠다는 건 기초과학이 아니라 공학에 기반을 둔 의사과학자다.

의료계의 성장을 위해선 국내 의사들 간의 내부 경쟁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의료기술, 한국 의사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점도 살펴봐야 한다. 임상에선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고 이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의사과학자는 의사이면서도 과학과 공학, 의학의 융합기술 연구개발에서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과학자다. 해외에서는 신약 개발은 물론 인공장기나, 예측의학,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헬스케어 시스템 개발 등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학 수준은 특히 임상에서 세계적인 수준이며, 교육 프로그램과 노하우도 훌륭하다. 다만, 공학과 과학에 중심을 둔 새로운 개념의 의사과학자 양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의대 신설은 국민의 의료 복지와 경제적인 측면을 따져 결정되어야 되겠지만 정책 결정은 정치권의 타협의 소산이므로 지역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의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