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대장동 첫 판결서 징역 5년 법정구속..."유착·부패로 민주주의 우롱"

유동규 무죄·남욱 징역 8월…'유동규 진술 신빙성' 상당 부분 인정

2023-11-30     강병찬 기자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수감됐다. 김 전 부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부정 수수 혐의액 10억3700만원 중 7억7000만원은 실제로 받은 것으로 인정, 이 가운데 6억7000만원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민간업자 남욱은 징역 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른바 '대장동 의혹' 관련 사건 중 첫 1심 판결로, 상당한 액수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나오면서 이 대표 등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30일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하고 6억7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보석을 취소하고 석방 210일만에 김씨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지방의회 의원 김용과 개발사업을 관장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실세 유동규가 민간업자 사이에서 장기간에 걸쳐 인허가를 매개로 금품 수수를 통해 밀착해 유착한 일련의 부패 범죄"라며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주민의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병폐"라고 했다.

이어 "유동규·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의 관여로 인해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공공개발에 있어 지방의회 다수당의 이의가 있음에도 비정상적 정치적 개입을 통해 공사가 설립됐다"라며 "이후 공사가 민간업자들의 이권 개입의 통로가 됐으며, 지역주민과 공공에 돌아갔어야 할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들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심지어 김용과 유동규 등은 민간업자들과의 유착관계를 (이재명 대표 재선) 시장 선거일 직전 상대 후보 측에 관한 부정적인 보도가 이뤄지는 데 이용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활용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와 더불어 김씨가 불법정치자금 6억원, 뇌물 7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는 당내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씨와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민간업자 남욱 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천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6억원은 김씨에게 전달됐으며, 나머지 2억4700만원은 유씨가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전달받지 못한 부분만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2013년2월∼2014년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공사 설립,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유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뇌물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2013년 4월 받은 7000만원만 뇌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씨와 정씨는 무죄, 남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남씨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유씨가 번복한 진술이 상당 부분 유죄 증거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향후 재판·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김씨 측이 재판 내내 문제를 제기한 유씨의 진술에 대해 "일부 부정확한 진술이 있으나 범행의 주요 부분은 비교적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신빙성이 낮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