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금리안정 우선' 한은, 기준금리 9회 연속 연 3.50% 동결

2024-02-22     이율동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아홉 차례 연속 연 3.50%로 묶으면서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월에 이은 9회 연속 동결로, 3.50%의 기준금리가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물가 불확실성·연대 최대 한미 금리차(2.0%포인트)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달 대비 2.8%올라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아직 목표치인 2%보다는 높고 중동 분쟁, 에너지 가격 등 소비자물가 상승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가계 빚) 잔액은 8조원 늘어난 188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15조2000억원 늘어 상승세를 이끌었다.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개발 공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점도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 이유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기준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정책금리를 5.25∼5.50%를 유지해 양국 금리 역전 폭은 2.0%포인트(p)로 역대 최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역전 차는 더 커지게 되고 외국인 자금 유출, 환율 불안 등 시장에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추후 금리 인하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무게가 실리고 있는 만큼 한은의 동결 행진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다가 미국이 6월 피벗(통화정책전환)에 나서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함께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지난해 11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