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이철우 대구경북통합 매개 밀착…"국힘 정권 창출 TK가 중심 의지"

‘대구경북통합’ 이슈화 주목 지역 정치권 두 리더 집중 주목

2024-05-19     김대호 기자

 

-홍 "난 임기 2년…이 지사 통합단체장 가장 유리" 덕담
-홍·이 "외부수혈 대신 당내 경륜 쌓은 인물 키워야" 공감대
-국힘 차기 대권 주자 경쟁서 '반한' 연대로 읽히기도

지난 2022년 6월 1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에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왼쪽)와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 통합'을 매개로 한층 밀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정권 창출에 대구경북이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라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시각이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총선 대구경북 당선인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대구의 한 행사장에서 대구경북통합을 제안하면서 "저야 임기가 2년여밖에 안 남아있지만 이철우 지사는 지금 6년이 남았으니까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대구경북에서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 통합 단체장)제일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고 덕담했다.

이 지사도 이날 행사와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TF구성과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 의결을 연내 마무리 짓고 내년 통합법안 통과와 2026년 대구경북통합단체장 선거를 하자”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대구경북 한뿌리론자인 이 도지사는 민선 7기 권영진 대구시장 시절 대구경북통합을 추진했지만 홍 시장 취임 이후 대구시의 위상(대구경북특별자치도 아래 대구특례시) 문제로 반대해 논의가 중단된 상태였다.

홍 시장이 '대구경북통합' 제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단체장 선거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홍 시장 자신은 대권 후보로 직행하도록 이 지사가 도와주고 이 지사는 통합 대구경북의 첫 단체장이 되라는 공개적인 제안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국민의힘 올해 총선 참패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때리고 있는 홍 시장이 국민의힘 당내 대권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려 이 지사와 함께 반한 연대를 구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홍 시장·이 지사는 지난 '한동훈 비상대책위' 체제에 대해 표현의 수위 차이는 있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공감한다는 점도 반한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홍 시장, 이 지사는 지난 4월 총선 참패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의 총선 실패가 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보수'를 중용하지 않은 탓이며 따라서 당이 다시 살아나려면 당 내에서 경륜을 쌓은 인물들을 키워 정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선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를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 말아 먹었다. 이 당 안에서 인물을 키우거나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당 밖에서 셀럽을 찾아 자신들을 위탁하는 비겁함으로 이 당은 명줄을 이어간 거다"고 적은 바 있다.

이 지사도 페이스북과 평소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는 묵은 정치인, 오래된 정치인, 노하우 있는 정치인들이 존경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인물 중에서 당 대표 등 지도부를 구성 해야지 외부 수혈을 하다 보면 도매금으로 당의 가치가 하락한다. 책임당원을 유권자 10%까지 확대해서 지금 80만명의 5배인 400만명 정도 확보하고 자유우파의 미래를 키울 수 있는 젊은 세대 대상의 '자유우파 아카데미'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홍 시장의 대구경북통합 제안은 대구광역시로의 통합으로 예전 이 지사와 권 전 시장이 추진했던 대구경북특별자치도와는 구조에 차이점이 있어 향후 새로운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 도지사도 지난 4월 27일 경주에서 열린 경북도의회와 전남도의회의 상생화합대회에서 전남도의원들의 대권 행보 관련 질문을 받고 "여러분(전남도의회)가 도와주면 당연히 ..."라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한 인사는 "홍 시장과 이 지사는 지난 탄핵 정국 때 당시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와 사무총장을 함께 지내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함께 당을 지킨 인연도 있어 대구경북공항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나간 것처럼 잘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