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가 한동훈에 보낸 5번의 문자 공개... 친윤·친한해석 아전인수

친윤계 "사과 의지 담겨 있다" 친한계 "정치적 개입 여지없어"

2024-07-08     권영진 기자

총선을 앞두고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휩싸였던 김건희 여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문자로 전했지만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읽씹'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혼탁 양상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보낸 5건의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7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명품백 사과와 관련된 문자를 보낸 건 지난 1월 15일이 처음이다.
 

이후 1월 25일까지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5건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여사는 첫 메시지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제가 자격이 없어서 너무나 부족해서 송구하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 "대통령과 전화해 보면 어떨지, 내심 전화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같은 달 19일에 한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다만 친한계는 문자 서두에 "“진정성 논란이나 책임론 때문에 결정을 못하는 것이다. 사과하면 책임론에 불붙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들어 사과 의지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같은 달 23일에는 "김경율 비대위원의 극단적 워딩('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가슴이 아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가 필요하다 하면 단호히 결심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이에 대해 한 친윤계는 "김 여사가 최소한 사과할 뜻이 있었음은 입증됐다"고 해석하는 반면 친한계는 '사과가 필요하다 하면'이라는 문장 앞에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달렸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의'사과 의중'을 두고 대한 양측이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김 여사는 25일 마지막 메시지에서 "큰마음 먹고 비대위를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된다"며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5건 메시지 모두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후보 측은 이날 문자가 공개되자 "당시 공적 채널을 통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고, 이를 이유로 사퇴 요구를 받은 바 있다"며 "다른 정치적 해석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