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한국인의 밥상’ 이 달라졌다

2024-10-27     이율동 기자
▲ 서울지역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최근 고수온 등으로 인한 해양환경 변화로 \'국민 생선\' 오징어와 고등어 등 국내산 수산물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대형마트마다 수입산 수산물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철 수산물 줄고 수입산 크게 늘어
대형마트 수입 수산물 매출 70% 차지


고수온 등 기후 변화로 '국민 생선' 오징어와 고등어 등 국내산 수산물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밥상에 오르는 수산물도 수입 산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 수산물 매출에서 수입산 비중은 최대 70%까지 높아졌다.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국산 수산물보다 노르웨이·칠레산 연어와 우리 원양어선이 포클랜드에서 잡아 온 오징어, 베트남산 새우 등의 인기가 높다.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수입 수산물은 대만산 꽁치와 오만산 갈치, 브라질산 문어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27일 이마트에 따르면 수산물(건해산물 제외) 매출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50%를 처음 넘었다. 이 비중은 지난 2021년 45%에서 2022년 46%, 지난해 48%, 올해(1∼9월) 51% 등으로 매년 높아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수산물 매출에서 수입산 비중은 지난 2021년 65%에서 지난해 70%로 높아졌으며 올해 역시 70%를 유지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수입산 비중은 2021년 46%에서 올해 48%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는 '엘니뇨' 영향으로 동해 해수 온도가 오징어 산란의 최적 온도인 15∼23도보다 높아져 어획량이 급감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갑작스러운 홍수와 폭염, 강한 태풍 등 기상이변을 부른다.

올해 이마트에선 지난 달까지 고등어 매출에서 수입산 비중은 58.0%, 오징어의 수입산(원양산 포함) 비중은 45.9%를 각각 차지했다. 홈플러스는 중국산 건오징어와 베트남산 반건조 오징어, 브라질산 문어를 올해 처음 선보였다.

포항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56)씨는“가족들이 생선을 즐겨 먹어 밥상에 생선요리를 자주 올리고 있는데 최근에는 국내산 고등어, 꽁치, 갈치, 오징어 등 수산물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해 수입산을 자주 구매해 먹고 있다”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제철 국내산 수산물로 밥상을 차려 가족들과 맛있게 먹고 했는데 이제는 가격도 비싸고 해서 주로 수입산으로 밥상을 대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어획되던 고등어, 오징어, 꽁치, 갈치 등 수산물이 기후 변화로 서식지를 이동하면서 한국인의 밥상 상차림에도 국내산 수산물에서 수입산으로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며 “그동안 국내에선 '봄 도다리, 가을 전어'와 같은 제철 수산물이 인기가 높았으나 어획량 급감으로 가격이 큰 폭 상승하자 지금은 노르웨이산 연어, 러시아산 킹크랩 등 글로벌 시세가 좋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산물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