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헌법재판관 임명 두고 치열한 공방

2024-12-25     임동명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날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와 관련 발언한 것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野, 한 대행 탄핵 유보…헌법재판관 미임명시 강공
與 "헌법재판관 임명안 국회 통과 땐 권한쟁의심판 청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두고 여여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카드를 잠시 유보한 더불어민주당은 25일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면 즉시 탄핵 절차에 착수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반박했다.
당초 민주당은 전날까지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한 권한대행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했으나,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탄핵안 발의 직전까지 갔으나 마지막 순간에 유보한 배경에는 '쌍특검법'보다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와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정계선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야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면 곧바로 한 권한대행이 이들을 임명할 수 있다.

일단 민주당은 27일 오전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한 권한대행의 임명 여부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한 26일과 31일 본회의에 더해 운영위를 열어 27일, 30일에도 본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권한대행이 27일 오전까지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탄핵안을 발의해 오후 본회의에서 탄핵안 보고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탄핵안은 보고된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돼야 하므로 민주당은 다음 주 월요일(30일) 탄핵안 표결에 나설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탄핵되면 뒤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임명권 행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입법 독주이자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공포 및 재의요구 시한이 다음 달 1일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도 민주당이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헌법재판관 임명안 통과를 강행할 경우 "즉각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헌법상 권력분립과 삼권분립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박상수 대변인은 BBS 라디오에서 탄핵안 의결정족수 논란에도 한 권한대행을 탄핵할 경우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계엄에 준하는 수준의 잘못을 민주당이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