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칼럼] 헌재 재판관의 편향성 논란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2025-02-02 대경일보
이런 까닭에 헌법재판소는 법원 위의 법원으로 불린다. 헌법재판관은 국회청문회를 거쳐 고도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청렴성, 도덕성을 검증받은 인물이 재판관으로 임명된다. 국민도 헌법재판관을 법과 양심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덕망 높은 사람들이라 믿으며 지고한 권위를 존중했다. 뭐 지금까지는 말이다.
요즘 몇몇 헌재 재판관들에 대해 쏟아져 나오는 보도를 보면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정치적. 이념적으로 극심하게 편향되어 있고 야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국가 운명이 뒤바뀌는 중차대한 결정을 이들이 심판해도 되는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헌재 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심판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민주당은 탄핵 사유로 '방통위원 2명만 임명된 상태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을 의결한 것은 위법'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속내는 자신들의 수구인 MBC를 지키려고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임명된 지 하루 만에 탄핵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12/23일 탄핵 심판 선고에서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해 기각되긴 했지만, 우리법연구회 출신 재판관 4명은 탄핵 인용 결정을 했다. 예측한 그대로였다.
변론 과정에서 변호인과 이진숙 위원장은 탄핵 부당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그들 4인은 그저 귓등으로만 들었을 것이다. "옳고 그름, 법리적 타당성 같은 건 필요 없어.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우리 편이 아니니 탄핵할 거야"라는 마음을 품고 있지 않았을까. 재판과정은 거저 절차적 형식에 불과하고 듣는 흉내만 내며 마음속으로는 비웃고 있지 않았을까.
헌법재판관 4인이 어떻길래 국민이 이토록 극렬 반발할까? 먼저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부터 살펴보자. 그는 이재명과 친구 관계이며 지금도 내통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NS에서는 김어준과 김재동을 팔로워하고 있는 게 들통나자 급하게 계정을 삭제했지만 2030세대들에 의해 모조리 밝혀졌다.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고, 자신은 우리법연구회에서 가장 왼쪽에 있다며 스스로 극좌임을 드러냈다.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묻힌 UN 묘지에 가서는 감사를 드리지는 못할망정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을까"라는 망발을 했다. 북한 침략이 정당하다는 것일까? 분노가 치민다.
이미선 재판관은 어떠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주식투자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친동생인 이상희 변호사는 윤 대통령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위안부 할머니의 등골을 빼먹은 윤미향의 정의기억연대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정계선 재판관은 남편인 황필규 변호사가 탄핵 촉구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중국인 등 외국인 참정권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정정미 재판관은 국회에서 '주적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끝내 답변을 회피했다.
우리나라 사법부 신뢰도는 전 세계 167개 국가 중에 155위를 맴돌고 있다. 비리와 불법이 판치는 후진국보다 더 낮다. 그래도 국민은 몇몇 판사들 때문일 것이라며 관용해왔다. 그런데 이번 탄핵사태를 통해 알게 된 점은 사법부가 국가발전 저해와 혼란의 근원이었다. 법적 최상위 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저 지경인데 판결에 승복할 국민이 있을까?
국가를 형성하고 국가를 지탱하는 게 법이다. 국민은 연필 한 자루 훔쳐도 처벌받고, 10km 속도위반만 해도 어김없이 교통위반 과태료 딱지가 날아온다. 그래도 국민은 법이니까 법은 지켜야 한다…. 법대로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법에 호소하면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국민이 믿어왔던 마지막 보루인 법관이 썩어 문드러져 있는 것이다.
선관위를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직원 3,200여 명 중에 밝혀진 부정채용 건수만 1,200여 건에 달한다. 직원 70%가 호남 출신이란다. 경상도 출신은 아예 서류에서 탈락한다고 한다. 나머지 30%도 좌파성향 출신들만 채용했을 것임이 뻔하다. 내부에서 무슨 짓을 해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을 거대한 카르텔을 만든 것이다.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이토록 불거진다면, 그리고 저들이 정직하다면 먼저 펄쩍 뛰며 검증하자고 해야 정상이지 않은가? 그런데 왜? 대체 왜? 철저히 뭉개고 숨기고만 있는 것일까? 분노가 끓어올라 글을 쓰는 손끝이 떨린다.
지금 이 나라엔 경찰도, 검찰도, 사법부 그 어느 곳도 믿을 구석이 없다. 온통 비겁자와 기회주의자들뿐이다. 남은 건 남북으로 갈라진 반 토막 난 땅덩어리와 차가운 감옥에 갇힌 불쌍한 대통령, 나라가 이래서는 안 된다며 길거리에 나가 목놓아 외치는 가엾은 국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