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칼럼] ‘사진 한장에도 기운이 흐른다’, 인테리어 풍수 속 사진액자 이야기

이다경 풍수칼럼니스트

2025-05-21     대경일보
▲ 인테리어 풍수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마감, 가구, 소품 등이다. 사진액자는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살다 보면 문득 집 안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오래된 가구를 치우거나 벽지를 바꾸는 것도 좋지만 사진액자 하나만 새로 걸어도 공간의 기운이 확 달라진다. 여행 가서 찍은 풍경 사진이나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 혹은 예쁘게 찍힌 본인의 셀카 사진, 그런데 그 사진이 단순한 장식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대개 인테리어 풍수를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가구 배치와 거울, 출입문의 방향에 집중한다. 무심코 거는 ‘사진액자’ 하나에도 기운이 깃들어 있고 우리가 사는 공간, 나아가 우리의 운(運)에 영향을 준다. 사진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다. 그것은 공간의 에너지 파장에 영향을 준다. 어떤 장면, 어떤 인물, 어떤 감정을 담은 사진을 걸어두느냐에 따라 그 에너지는 고스란히 그 공간에 ‘각인’된다. 사람이 매일 보는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다.

풍수는 바람과 물을 포함한 자연의 기운을 집안으로 들여서 더 편안하고 운 좋게 살 수 있게 해주는 행복 지침서이다. 인테리어 풍수란 이런 풍수학을 인테리어와 접목해서 삶의 질을 높이게 해준다. 인테리어 풍수의 구체적인 대상은 내부 마감, 가구, 소품 등이다. 사진액자는 인테리어 소품에 해당한다. 별생각 없이 걸어두는 사진액자도 공간의 기운을 바꾸는 도구의 하나인 것이다. 풍수에서 사진은 특정 기운을 담고 있는 ‘기운덩어리’로 본다.

사진 속 표정과 방향, 색감, 배치 등을 통해서 음기(陰氣)의 공간을 양기(陽氣)의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거실에 오래된 흑백사진, 그것도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을 가진 인물사진을 걸어두었다고 해보자. 이런 사진은 공간 전체에 무거운 음(陰)기운을 발산한다. 반면 환하게 웃는 가족사진, 천진난만한 아이사진, 따뜻한 자연 풍경사진은 밝고 유연한 양(陽)의 기운을 집안에 퍼지게 한다.

그러면 공간별로 어떤 사진을 어느 위치에 걸어두는 것이 좋을까? 밝은 표정의 가족사진은 거실 중심의 벽체에 눈높이에 맞춰서 걸어두는 것이 좋다. 이런 사진은 거실에 활발한 에너지를 주고 가족 간에 화목한 기운이 머물게 해준다. 반대로 너무 진지하거나 어두운 느낌의 사진을 걸어둔다면 공간의 기운을 무겁게 가라앉힐 수 있다.

침실의 침대 머리맡은 가능한 비워두는 것이 좋다. 결혼사진 등을 걸어두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잠잘 때 기운이 눌릴 수 있다. 침대 옆에 걸거나 서랍장 위에 자연스럽게 기대어 두는 게 좋다. 발랄한 아이 사진은 공부방, 주방, 현관 복도 등 양(陽)의 기운이 필요한 공간에 두면 활기찬 에너지가 흐르고 가족들에게도 그 기운이 전달된다. 다만 아이방 책상 정면에 두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어서 옆으로 살짝 비켜 두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

한편, 돌아가신 가족의 사진은 음(陰)의 기운이다. 이러한 사진액자는 살아있는 가족의 생기(生氣)와 섞이면 기운의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망자의 영정사진은 거실보다 햇살 잘 드는 조용한 방이나 추억이 있는 공간, 또는 서랍장 속에 소중히 간직해두고 한 번씩 꺼내 보는 것이 좋다.

인테리어 풍수에서는 액자의 재질도 가려서 사용하는데 거실이나 재물운이 필요한 공간에는 금속 재질의 액자를 적용한다. 그러나 검정색상, 금속 재질의 차갑고 날카로운 기운의 액자는 침실 같은 곳에는 숙면에 지장을 줄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금속 재질이라고 하더라도 크기가 손바닥 정도로 작은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업운이 필요한 공부방 같은 곳에서는 나무 재질의 액자가 금속액자보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기운을 발산하므로 선호한다.

그렇다면 사진이 없거나 벽이 휑하면 안 좋은 걸까? 오히려 풍수에서는 ‘빈 벽’의 공간도 위치에 따라 음(陰)과 양(陽)의 기운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본다. 침실이나 서재처럼 조용하고 집중이 필요한 공간은 여백을 두는 편이 더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결국 집은 우주이고 내 몸과 마음이 담긴 나만의 공간은 소우주이다. 이런 공간에는 사진 한장 그리고 깨끗한 여백에 따뜻한 조명만 비추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떤 사람이든 기쁨과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슬픔, 우울함, 콤플렉스도 있고 그런 것들을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