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텐센트, 넥슨 지주사 NXC 인수 타진… 거래 규모 20조원 육박

김정주 유족 지분 44.4% 대상…“협상 초기 단계, 성사 여부 불투명” 中 자본의 재등장에 업계 촉각…넥슨, 다시 ‘빅딜’의 중심으로 정치·정서적 변수 여전…한국 게임 산업에 파장 예고

2025-06-12     이부용 기자
넥슨 사옥.

중국 IT 공룡 텐센트가 한국 게임업체 넥슨의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대상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으로, 인수액은 약 150억 달러(약 2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핵심 매물은 창업자 고(故) 김정주 전 NXC 대표의 유족이 보유한 지분 44.4%로 전해졌다.

1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NXC 측과 초기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공식적인 인수 제안은 이뤄지지 않았다.

협상은 현재 탐색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텐센트는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으며, 넥슨 측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움직임은 김 전 대표가 2019년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이후 약 6년 만이다.

당시에도 텐센트를 포함한 글로벌 게임사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복잡한 지배구조와 외국 자본에 대한 국내 우려로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홍콩의 금융정보 포털 AASTocks는 “정부 규제, 정치적 민감성, 유족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협상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계 자본이 국내 게임사의 지배권을 확보하는 데 대한 정서적 저항도 변수로 지목된다.

업계는 텐센트의 이번 행보를 글로벌 게임 시장 내 영향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텐센트는 이미 미국의 라이엇게임즈(리그 오브 레전드), 핀란드의 슈퍼셀(클래시 오브 클랜) 등 세계 유수 게임사들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개인 투자자 대상의 리서치 플랫폼 TipRanks는 “넥슨은 모바일 RPG와 PC 온라인 게임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기업으로, 텐센트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텐센트가 비교적 정치적 부담이 적은 한국 기업에 눈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서방 시장 대신 아시아 내 자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한 국내 최대 게임 퍼블리셔 중 하나다.

텐센트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한국 게임 산업의 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가 중국 자본으로 넘어갈 경우, 국내 이용자 정서나 정부 규제 등에서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