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이도희 상대동장, 포항시민과 함께한 32년..."정말 행복했습니다"
지역행정에 헌신하다 후배들에게 기회 주기 위해 조기 명예퇴직
2025-06-26 강병찬 기자
| ▲ 이도희 상대동장(봉사활동) |
| ▲ 이도희 상대동장(단체) |
“32년을 회상해보면 참 어려운 시절도 많았지만 시민들의 격려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32년 간의 짧지 않은 공직 생활....정말 행복했습니다. 아마 누군가 너 다시 공무원 할래?라고 물으신다면 전 단호히 ‘네’라고 대답할 겁니다”
이도희 포항시 상대동장이 오는 6월 30일 자로 32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다. 1993년 12월 31일 포항시청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한결같은 자세로 시민 곁을 지켜오며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노력해왔다.
1966년생인 이 동장은 지난 세월 동안 도시계획과 지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일선 행정 현장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해왔다. 2018년 도시계획과 지적팀장, 2021년 7월 지방시설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북구 민원토지정보과장, 중앙동장을 거쳐 2024년부터 상대동장을 맡아 주민과의 소통에 앞장섰다.
그의 공직 인생에는 포항시의 변화와 발전이 함께했다. 지적도면 전산화 사업,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 지적도면 정비사업, 세계측지계 변환 등 굵직한 토지행정 프로젝트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의 행정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는 “작은 일 하나에도 시민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했다”고 회고했다.
이 동장은 공직자로서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 “책상 위 행정이 아닌, 현장에서 주민들과 눈을 맞추는 일이 가장 의미 있었습니다. 주민들께서 ‘고맙다’고 말해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진심 어린 자세가 엿보인다.
그의 헌신은 다수의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2013년에는 경상북도지사로부터 ‘자랑스런 공무원’ 표창을, 2017년에는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등 지역과 국가로부터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제 그는 32년의 묵직한 시간을 뒤로하고 인생의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퇴직이라는 말이 아직은 낯설고, 어쩌면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동안 미뤄뒀던 일들도 해보며 ‘나’를 위한 삶도 시작해 보려 합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공직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일입니다. 항상 겸손과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시민을 대하고, 변화보다는 기본에 충실할 때 행정은 신뢰를 얻는다”는 당부를 남겼다.
이도희 동장의 퇴임은 단순한 이별이 아닌, 30년 넘게 시민과 함께 걸어온 한 행정인의 아름다운 마침표이자 조용한 작별이다. 그의 따뜻한 미소와 성실한 발자취는 포항시 곳곳에 오래도록 남아 시민들의 기억 속에 따뜻하게 머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