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이야기] 레이저 세상
정상태 공학박사·전 포항가속기연구원
2025-07-20 대경일보
하지만 이 상상은 실제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고온 플라즈마를 이용한 유사한 장치 개발이 시도되었다. 1960년 시어도어 마이만 박사가 루비를 이용해 최초의 레이저를 만들었을 때, 기자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 이것이 죽음의 광선인가? 하는 것이었다. 당시엔 레이저가 SF 공상과학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기로만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어 그 레이저 발원기술이 피부를 정밀하게 절개하거나 눈 수술에도 쓰일 정도로 섬세한 도구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레이저 기술이 의료와 산업에 본격도입이 되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즉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이라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권에서도 그냥 “LASER”라고 일반 명사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물질의 원자에 외부 에너지를 가하면 기저상태(낮은 에너지)에서 여기 상태(높은 에너지)로 올라간다. 이 상태는 불안해서 다시 낮은 에너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는데, 여기 상태에 있는 전자가 외부에서 들어온 같은 에너지의 광자(빛)을 만나면 유도방출이 일어나고 이 때 빛이 증폭되기 시작한다. 유도 방출이 반복되면 빛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양쪽에 거울장치를 설치해서 빛이 왕복하게 만들면 강력한 레이저가 생성된다.
레이저의 매질은 유도 방출이 일어나는 물질, 즉 고체와 기체, 액체, 반도체 등이며 유도 방출을 통해 동일한 파장과 위상의 빛을 증폭시키고 공진기를 통해 강력한 에너지의 빛으로 만드는 기술이 바로 ‘레이저’이다. 빛의 세상은 17세기 지구촌의 과학자들이 그 근원을 알고 싶어했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유명한 뉴턴도,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도 모두 빛을 연구하고 그 것을 알고 싶어 한 대표적인 과학자이다. 뉴턴은 빛은 입자가 아닌, 파장이라 믿었고 그 사실을 100년 뒤 아인슈타인 박사가 빛은 파장이면서 입자이기도 하다며, 광전자 효과(Photoelectric Effect)에 대한 논문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빛이 금속표면에 닿을 때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설명한 것으로 이를 통해 빛의 입자성을 증명했다.
이처럼 빛은 세상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되었다. 빛 속에 과학의 깊은 정수가 숨어있다고 믿었고 만물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종교에서도 빛의 대한 내용이 나오며, 지금도 포항공대 내 지곡 언덕에 흰색의 거대 우주선이 착륙해 있는 것 같은 건물 속에 가속기라는 장치가 있다. 이 장치는 옛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 과학자들이 그렇게 알고 싶고 실험하고 싶던 거대 과학시설이 구축되어 있다. 특히 최근에 지어진 XFEL(X-ray Free-Electric Laser) 장치라는 10의 마이너스 15승, 즉 팸토초 단위의 초고속 X-선 펄스를 생성할 수 있는 꿈의 광원이며 그 엄청난 시설이 바로 우리 포항 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말을 통해 우리 미래의 과학자들과 함께 가속기연구소 나들이라도 다녀오시길 추천 드린다.
정상태 공학박사·전 포항가속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