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15% 상호관세 타결...한국, 31일 최종 담판

트럼프 "EU, 美에너지 1030조원 구매 820조원 대미 투자 확대도 합의했다" 항공 분야는 상호 무관세 합의 성과 의약품·철강등은 관련 서로 입장 달라 미국은 28~29일 중국과 고위급 회담 한국 상호관세 발효 하루 전인 31일 구윤철·베센트 양국 경제수장 담판

2025-07-28     최서인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상호관세 마감 시한인 8월 1일을 닷새 앞둔 27일(현지시간) 무역협정을 전격 타결했다.

양측은 항공기·반도체 장비 등 일부 전략적 품목에 대해선 상호 무관세에 합의했다. EU는 관세율을 기존 30%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미국에 대규모 에너지 구매와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클럽에서 만나 통상협상을 마무리 지은 후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약 한 시간 회동한 뒤 15% 관세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자동차 등 핵심 산업 분야도 예외가 없으며, 이것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기준"이라며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framework)'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EU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군사장비를 사들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15% 관세의 적용 범위를 두고는 두 정상의 말이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의 관세율이 "자동차 및 기타 모든 것"에 적용되지만 의약품과 금속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50%의 관세율을 적용 중인 철강·알루미늄에 더해 의약품과 반도체에 품목관세를 따로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대다수 EU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은 단일한 15%로 안정화했다. 이는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을 포함한 대부분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며 "이것은 분명한 상한선(ceiling)"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또 이날 EU가 미국 측에 요구해온 협상 조건 중 하나였던 '전략적 품목 상호 무관세'에 합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모든 항공기 및 관련 부품과 특정 화학 제품, 특정 복제약(generics), 반도체 장비, 특정 농산물 및 천연자원과 핵심 원자재가 (상호 무관세) 적용 대상"이라며 "우리는 이 목록에 더 많은 품목이 추가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대가는 혹독했지만 관세율을 15% 수준에서 방어한 데 대해 최악 충돌을 피했다며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EU는 협상이 불발을 대비해 내달 초부터 미국산 주요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최대 경제인 미국과 그 뒤를 잇는 EU간 '대서양 무역 전쟁'이 벌어진다는 의미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관련 질문을 받고 "15%가 (높지 않다고) 과소평가할 수는 없는 수치이긴 하지만,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고 평가했다. 

EU와의 협상을 마무리 지은 미국은 스웨덴에서 28일부터 이틀간 중국과 고위급 무역회담을 갖는다.

한국은 상호관세 발효 하루 전인 31일 미국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조현 외교장관이 각각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난다. 

우리 정부는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조선업 협력을 승부수로 미국 측과 최종 담판을 짓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