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칼럼] 중국인들의 극심한 한국 비방 원인은?

구자문 한동대 교수

2025-08-03     대경일보
요즈음 미디어를 통해서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극심한 비방이 자주 눈에 뜨인다. 모든 이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계층이나마 인터넷 힘을 빌려 도 넘는 비방을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인접 국가 간 경쟁과 다툼, 쌍방 간의 비방 등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근래 중국인들의 한국 비방/비하가 도를 넘는다. 물론 중국만이 아니라 일본에도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한국을 미워하고 비방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대부분 각자 살아가기 바쁘니 한국을 좋아하거나 미워할 이유도 크게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 또한 각국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마주쳤을 때, 좀 경계는 하더라도 눈앞에서 상대 국가나 민족을 비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익명의 힘을 빌려 남을 비방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관심을 끌고 돈을 벌기 위해 과장된 언행을 일삼는 유튜버들이 눈에 뜨인다.

중국에 가기도 하고 해외에서 중국인들을 만나거나 마주치기도 하는 필자에게 중국인들이 우리와 좀 다른 스타일이긴 해도 무언가 동질감을 느끼는지 친절히 응대해주던 기억이 더 많다. 6.25처럼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 때라면 몰라도 그 이후, 체제는 달라도 개인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미국, 유럽 국가들, 일본, 한국 등지에 넘쳐나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짐을 느끼기도 한다. 여럿 떼 지어 다니니 좀 더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좀 요란히 말하고 점잖지 않은 행동을 보이기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예의 바른 한국인 등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본다. 또한 중국의 역사 왜곡, 예를 들어, 중국은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을 추진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자랑하지만 수많은, 50여 족속들의 각축장이었고, 중국인이 세운 왕조는 한/송/명 650년에 지나지 않아서, 역사문화적으로 일관되지 못함에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이로 인한 소수민족의 독립운동과 분리독립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러한 역사 왜곡에 대해 한국인들은 당연히 강하게 반발하는데, 중국 정부 주도의 민족주의에 쇄뇌된 중국인들은 오히려 이 같은 한국인의 반발에 크게 화를 내고 있다. 또한 근래 한국의 음악, 영화, 음식 등이 세계에 크게 알려지고 각광 받게 되면서 일종의 콤플렉스 하에 김치, 한복, 태권도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이나 원조성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 한류가 중국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자,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문화가 중국문화를 침해한다 인식하고 견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인들로서는 이들의 반발이 엉뚱하다고 믿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중국정부가 체제 유지를 위해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 한국인들이 전혀 생각지도 않을 ‘한국인들은 공자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인들은 뻔뻔해서 중국 역사와 문화를 모두 도둑질해 자기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등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고 이러한 것들이 영어 매체에서도 아주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의 정치·외교적 갈등 중 최근 큰 것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때문이었는데, 이때 중국은 경제적/문화적으로 한국을 압박했고, 이와 함께 반한 감정이 중국 인터넷에서 크게 확산되었다. 미중 패권 경쟁하에 한국이 미국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비난이 강화되고 있다. 더구나 중국 내에서는 국가 검열로 인해 다양한 의견보다는 정부 입장에 부합되는 반한여론이 증폭되기 쉽다. 정부 친화적 댓글 부대가 반한 감정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거나, 민족주의적 콘텐츠를 퍼뜨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인들은 한국을 인구나 영토 면에서 '작은 나라'로 보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는데, 한국의 경제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자기들과는 비교도 않되게 높아짐으로서, 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작용하는 것이다. “한국 여자들은 모두 성형을 한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한국인들이 잘살아 보여도 실제로는 형편없다.” “한국은 물가가 너무 높아 소고기나 수박을 잘 사 먹지 못하며, 수박을 들고 백화점에 가면 모두들 부러워하며 쳐다본다.” “부산은 시골 같고 서울은 중국의 2류 도시만도 못하며, 길가에 쓰레기가 쌓여있다.”

중국 네티즌들의 한국 비하는 민족주의, 역사/문화 분쟁, 정치갈등, 미디어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아진다. 단순히 감정적 비난이라기보다, 그러한 배경 하에서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는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세계 2대 인구 및 군사경제 강대국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삶은 매우 열악하다. 대단한 부자들도 있지만,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월평균 소득 150만 원 미만이며, 농촌은 50만 원 이하가 흔할 정도로 빈부/지역 격차가 심하고, 근래 청년 실업률이 20% 이상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하고 의료비 부담이 매우 크다. 또한 중국은 통제사회로 인터넷/언론/SNS가 철저히 감시되고,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어려운 사회이며, 체제 유지를 위해 소수민족의 목소리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는데, 이를 대다수 중국인들이 모르고 있음이 비극이라고 본다.

우리 한국과 한국인들은 이러한 중국의 한국 비하에 어떻게 대처해 가야 할 것인가? 우리가 발전해 가는 한 이들의 중국인들의 극성스러운 행동이 사라질 것 같지 않으니 문제이다. 이들의 행태를 무시하고 우리는 지속적인 경제산업발전을 도모해야 하겠지만, 근래 우리의 문화가 일본에 큰 영향을 미치며, 혐한 세력들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듯이, 장기적인 영향력 하에 중국인들의 한국 비하를 점차 누그러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대세에 밀려 입을 닫고는 있지만 한국을 다녀와 한국의 현실을 알고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긍정적인 이들이 없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