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지상작전 돌입… “불태우고서라도 하마스 뿌리 뽑는다”

하마스 거점 가자시티 중심부 진입… 탱크·아파치·부비트랩 제거로봇 총동원 “가자가 불탄다” 이스라엘 장관 발언… 민간인 피해 속출·구조 작업 난항 루비오 美국무 “작전 지지하되 조기 마무리 원해”… 외교 해법 병행 모색

2025-09-16     이승원 기자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 속에 봉쇄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중심부를 향한 본격적인 지상 공세에 착수했다.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고 남은 인질을 구출하겠다는 명분 아래, 네타냐후 총리의 지시에 따라 전개된 이번 작전은 도시 전역을 점령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 이스라엘 언론 와이넷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5일(현지시간) 저녁 공군의 대규모 공습 직후 전차 부대를 가자시티 도심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과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서쪽 해안가 인근 셰이크 라드완, 알카라마, 텔 알하와 지역에 20분간 37차례의 폭격이 집중됐고, 곧이어 이스라엘 탱크가 도심에 등장했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부비트랩 제거용 로봇과 아파치 공격헬기를 동원해 반복적인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은 “가자시티 북서쪽 전역에 불의 띠가 형성됐다”며 “지옥 같은 밤이었다”고 전했다.

쉐파 병원 등에는 민간인 사상자들이 잇따라 이송됐고, 현지 당국은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많다”며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을 피해 탈출하는 피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이스라엘 국방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는 16일 “가자가 불타고 있다(Gaza is burning)”며 작전의 본격화를 선언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하마스의 테러 인프라를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질을 전원 구출하고 하마스를 무력화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수주 전부터 가자지구 외곽을 포위한 채 작전을 벌여왔고, 이번 진입은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군 당국은 지상작전 돌입에 대한 공식 확인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점거한 가자시티를 제거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 8월 8일 내각 차원에서 ‘가자시티 장악 방침’을 의결한 바 있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을 감행해 납치했던 인질 251명 중 아직도 47명이 가자지구에 남아 있고, 이 가운데 약 20명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의 완전 무장해제와 인질 전원 석방 없이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마스는 일부 인질 석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그 대가로 이스라엘군의 전면 철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장기 휴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외교적 중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부와의 회담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지상 작전을 지지하지만, 가능한 한 신속히 마무리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 장관은 작전을 제지하지 않았으며, 미 고위 관계자 또한 “전쟁 관련 결정은 이스라엘의 몫”이라고 못박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자시티 진입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은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이미 6만명을 넘어섰다고 집계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기아 수준의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