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입장문에 여야 격돌… 국힘 "與 날조 선동", 민주 "탄핵 준비"

국민의힘 "사법부 머리채 잡는 저열한 공작" 민주당 "대법원장 자격 상실… 수사 불가피" 조국혁신당 "탄핵소추안 준비… 특검 수사 필요"

2025-09-17     이승원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기 위해 이동하며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를 “저열한 정치 공작”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민주당은 오히려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수사를 촉구하며 공세를 높였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존재하지도 않은 회동을 날조하고 허위 발언까지 꾸며내 대법원장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며 “사법부의 머리채를 잡고 끌어내리려는 위험천만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부 독립은 헌법이 보장한 가치이며, 이를 흔드는 날조와 선동은 더 이상 정쟁이 아니라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국가적 범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를 “사법부 찬탈 기도”로 규정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 자체를 문제 삼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가와 법원의 존망이 걸린 사안에는 침묵하던 대법원장이, 자신의 문제에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며 “이미 대법원장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하고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복수의 제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을 처음 공개한 부승찬 의원에 이어, 정청래 대표는 “내란 특검이 수사해야 할 사안”이라며 대법원장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소추안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특검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치권은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을 계기로 사법부의 독립성 논란과 정치적 책임 공방이 동시에 불붙은 상황이다. 여야의 충돌은 향후 국회 법사위 등 관련 절차를 거치며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