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고령화 시대 시니어들의 행복과 파크골프
김원기 포항시파크골프연맹 부회장
2025-10-15 대경일보
2024년 인구통계에 의하면 포항시 인구는 49만1000명인데 60세 이상이 31.4%(15만4000명), 65세 이상이 22%(11만명)라고 한다. 쉽게 말해 10명 중 3명은 60세 이상이고 은퇴를 했거나 곧 은퇴할 사람들이다. 유엔(UN)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20% 이상일 때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즉 우리 포항도 초고령화 사회에 이미 접어들었으며 이것은 노동인구의 감소와 노인들에 대한 복지와 의료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고 늙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60세를 전후로 신체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사회적으로 은퇴를 함으로써 갈 곳이 없고, 할 일이 없고, 만날 사람도 없어진다. 개인적으로는 무력감과 우울감 속에 살기 쉽다. 왕년에 직장이라도 나갈 때면 하루의 일과가 기다리고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 은퇴 후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는 사람도 필요로 하는 데도 없다. 어찌 보면 슬프지만 어찌 보면 이때부터 자유로운 시간과 자신만의 새로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우리 시니어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보내야만 할 것인가.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되돌아오질 않고 흘러간 청춘 또한 되돌릴 수 없다. 인생 이모작, 은퇴 이후의 자신의 삶과 행복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야만 한다. 행복에는 최소한의 조건들이 있다. 우선 건강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나 운동, 봉사, 할 일이 있다면 여기에 심취하여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여러 학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인들 생활에 가장 큰 문제는 ’고립감’과 ’외로움’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와 고립되고 외톨이가 되고 전화 한 통, 말 한마디조차 할 대상이 없어진다. 외로움이 심하면 우울증이 되고 살아 있는 삶 자체를 비관하게 만든다. 2023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11.3%가 우울 증상을 보였고 나이가 많을수록 우울의 위험성이 더 증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한 노년 생활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부부의 존재이고 부부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서로를 의지하고 대화하고 시간을 함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혼자인 사람들은 외로움과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 반려견을 기르는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상기와 같은 은퇴 후 노인들의 고립감과 사회적 단절에 따른 우울증을 극복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좋은 대안을 하나 제시해 보고자 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파크골프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2000년대 초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파크골프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파크골프장 건설로 현재 전국에 약 40~50만 명의 동호인들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크골프 운동을 하게 되면 좋은 점을 몇 가지 들어보겠다. 첫째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 건강보험공단의 엄청난 재정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몸이 건강하니 자식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아서 좋다. 둘째 규칙적 운동을 하게 되면 무력감과 우울증이 없어진다. 셋째 파크골프를 치다 보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사회 관계성이 회복된다. 함께 라운딩도 하고 대화도 하고 식사도 하고 고립감이나 우울감은 남의 일이 된다. 여기에 파크골프 클럽에라도 가입하여 봉사라도 하고 함께 즐기면 소속감도 있고 보람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넷째 파크골프를 잘 쳐 대회에 수상이라도 하면 자기 성취감이 크다. 나도 큰 대회에 나가 우승해 보겠다는 자기 실현의 목표도 생긴다. 즉 파크골프 삼매경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살 수 있다.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신체적 노화 현상과 사회적 제도에 따른 은퇴의 공허함과 무력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남은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사느냐는 전적으로 본인 자신에게 달렸다고 본다. 행복은 남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고 스스로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시니어 모두가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