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200년 전통 맛' 피어내다

‘대한민국 떡볶이구(區)’ 5회 축제, 30만 인파 대성황

2025-10-27     김민규 기자
▲ 배광식 북구청장이 24일 iM뱅크파크에서 열린 제5회 '대구 북구 떡볶이 페스티벌' 무대에서 '5살 난 자식이'라며 떡볶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 대구 떡볶이 3대 천왕으로 알려진 신천황제떡복이가 올해 첫 참가를 하면서 쉴새없이 주문을 받고 있다. 김민규 기자

 
 
▲ 축제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떡볶이를 먹고 난 후 후식으로 막걸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 '대구 북구 떡볶이 페스티벌' 첫날 낮부터 마지막날 저녁까지 인파가 몰리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민규 기자

대구 북구가‘K-푸드의 심장’임을 입증했다. 조선 후기 궁중 상차림에 오르던 떡볶이가 200년 세월을 건너 대구 북구 떡볶이 축제로 부활했고, 사흘간 30만명의 인파를 만들어냈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iM뱅크파크에서 열린 제5회 대구 북구 떡볶이 페스티벌은 ‘여기는 대한민국 떡볶이구(區)’를 주제로 열렸다. 첫날 7만명, 토요일 11만명, 마지막 날 10만명 등 총 30만명이 방문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구 북구의 떡볶이 도전은 2021년 온라인 축제에서 시작됐다. 당시 지자체 최초로 떡볶이를 주제로 한 페스티벌을 선보였고, 이후 매년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3만명, 2023년 8만명, 2024년 13만명을 넘어 올해는 30만명. ‘치맥은 대구, 떡페는 북구’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

행사에는 전국 29개 유명 떡볶이 브랜드와 10대 푸드트럭, 8개의 식음료 부스가 참여했다. 2700석 좌석에는 QR주문 시스템이 도입돼 관람객은 줄을 서지 않고 자리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배광식 북구청장 '커밍아웃' 무대 달궈
개막 무대에서는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이“이제 다섯 살이 된 자식을 공개하겠다”고 말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곧 공개된 ‘볶끼’ 캐릭터는 떡복이 축제 캐릭터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장기자랑 등이 이어지며 대구 북구 떡볶이 축제의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무대에서는 가수 스페이스A와 박남정이 출연해 4050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가족 단위 관람객이 몰린 ‘뽀기랜드’에는 미니바이킹과 회전목마가 끊임없이 돌아갔다. 복고풍 ‘떡볶이 유랑마차’와 1970년대 칠성동 롤러스케이트장을 재현한 ‘떡볶구에 롤러와’는 세대를 잇는 시간 여행이었다.

대구 3대 떡볶이 중 하나인 신천황제떡볶이도 올해 첫 참가했다.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 몰랐다”며 “행사 내내 주문을 받느라 팔보다 손목이 먼저 나갔다”고 웃었다.

북구청 관계자는 “조선시대 궁중 간장떡볶이, 신당동 고추장떡볶이, 그리고 대구의 국물떡볶이는 시대를 달리하지만 결국 한 도시의 문화이자 정체성”이라며 “대구 북구가 대한민국 떡볶이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평론가 풍산 류수현(37)선생은 “백범 김구가 말한 ‘문화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떡볶이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지역의 정신과 역사를 잇는 매개”라며 “대구 북구 떡볶이 축제는 한 그릇의 국물에 200년의 시간을 담은 문화적 상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