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관광시설, 혈세만 낭비… 외곽에 방치된 문화재와 체험관
인삼박물관·전통사상체험관·콩세계과학관 운영비만 수억 낮은 접근성에 방문객 급감… “사실상 방치” 지적
영주시의 대표 관광시설들이 외곽에 자리 잡으면서 국민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삼박물관, 전통사상 체험관, 콩세계과학관 등은 연간 수억 원의 운영 예산과 공무원 인력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접근성과 홍보 부족으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영주시 풍기읍 죽령로 1378에 위치한 인삼박물관은 2013년 5월 개관 이후 올해 2억5000만 원의 예산을 들였다. 그러나 9월 말 기준 방문객은 1만2494명에 불과하다.
무료 입장에도 불구하고 도심과 떨어진 외곽 위치 탓에 관광객이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3명의 공무원과 1명의 무기계약직이 상주하며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막대한 운영비가 실제 관광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문수면 무섬로 180번길 16에 위치한 전통사상 체험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0년 10월 개관 이후 올해 2억85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공무원 3명과 기간근로자 2명을 배치했지만, 올해 관광객 수는 9500명으로 지난해 1만3000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입장료 수입은 1220만 원에 그쳐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체험 프로그램과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외부 접근성이 낮아 관광객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
부석면 영부로 23에 있는 콩세계과학관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14년 준공 이후 연간 5억 원 이상을 투입해 콩 관련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곽 위치와 공사 여파로 방문객 수는 지난해 3만 명에서 올해 2만5000명으로 감소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중심의 체험형 시설임에도 접근성과 홍보 부족으로 실제 방문객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시설 운영에 투입된 예산과 인력은 적지 않지만, 접근성 문제와 낮은 홍보 효과 때문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국민 혈세가 이렇게 무용지물로 쓰이는 것은 심각한 행정 낭비”라고 꼬집었다.
영주시는 각 시설의 프로그램 확대와 홍보 강화 계획을 내놓았지만, 외곽 위치라는 근본적 한계를 해결하지 않으면 ‘세금만 쓰고 관광객은 없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시민은 “멀리 떨어진 박물관과 체험관까지 가기 위해선 교통편도 여의치 않고, 홍보도 부족해 방문 자체가 쉽지 않다”며 “결국 시민과 관광객은 발길을 돌리고, 세금만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된 관광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영주시는 접근성 개선과 실질적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