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화향천리·인향만리 공무원상과 범죄행위로 악취나는 공복들
남보수 중부본부장
2025-11-03 대경일보
주향백리(酒香百里) 화향천리(花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란 말이있다. 잘익은 술냄새는 백리까지 퍼지고, 향기로운 꽃내음은 천리를 가며, 인품이 훌륭한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 반면 역으로 향기 없는 장미꽃은 썩은 백합보다 못하다고 한다.
최근 구미·김천 등 경북지역 일부 선출직과 공무원들은 향기는 물론 공복으로 기본 자세도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을 종종본다. 이러한 공무원들도 '알아야 면장도 한다'는 마인드 함양으로 경북도는 화공특강, 구미시는 수요특강을 연다.
특강 개최 목적은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들의 예의범절은 물론 밥값 제대로 하는 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한 정신 교육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특히 우리나라 공무원은 국록(國祿)으로 먹고사는 국민의 공복(公僕)이다. 공무원 재직 때는 물론 퇴직 후에도‘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헌법 조문을 이행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는 공직자의 본분을 다할 때 얻어지는 것이며, 국민의 신뢰가 높을수록 국민의 행복도가 높아져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정부가 공직윤리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만들고 공직사회 혁신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다산(茶山)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가 갖춰야 할 세 가지로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을 꼽았다. 다산은 율기의 방법으로 6조(六條)를 제시했는데 △칙궁 (단정한 몸가짐) △청심(깨끗한 마음가짐) △제가(집안을 잘 다스림) △병객(잡객(청탁)을 멀리함) △절용(물건의 절약) △낙시(베푸는 즐거움)를 제시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공직자들이 '율기'를 잘 갖췄다고 보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직위를 이용해 뇌물을 챙긴 간부 공무원과 직분을 망각한 일부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된 행위가 공직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폐단의 타파를 위해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채용과 선발 과정 때 국민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췄는지를 평가해 국민의 입장에서 공직에 적합한 인재를 뽑고 있다.
또한 오랫만에 ‘공무원 헌장’을 개정해 ‘위국헌신(爲國獻身)과 희생·봉사 공직자상과 공직가치’를 제시했다. 직무중심으로 운영되던 중앙공무원교육원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개편해 공무원 인재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 공무원의 역량과 경쟁력을 높이고 공직윤리도 확립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또한 공직자의 퇴직 이후에 대한 공직윤리 기준도 손본다. 퇴직한 후에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민관유착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취업하고자 하는 공직자의 취업심사가 강화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이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부르고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으로서 신뢰받는 공직사회 조성에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틀어 최우선해야 할 명제다. 공직자 스스로 직무에 대한 소명의식, 국민에 대한 책임성과 봉사정신을 실천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민을 행복하게 할 책무가 있다.
정부가 바람직한 공직상 정립으로 공직윤리 제도만 바꾼다고 해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사회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정권이 바뀐 지금 정부의 인사혁신이 공직자 모두들 마음가짐을 바꿔 열정적 자세와 따뜻한 가슴을 갖고 국민들께 성실히 봉사할때 이러한 노력은 '천리 가는 꽃향기 보다 이보다 더 먼 만리까지 가는 사람의 향기'가 되어 우리 국민들 가슴속 깊이 영원한 향기가 되어 오래도록 스며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