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7보다 중간재 교역 비중 높아…“글로벌 분쟁에 취약”
경총 “수출·수입 모두 주요국 대비 의존도 높아…중국 비중 감소세”
2025-11-09 이부용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9일 발표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입 집중도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67.6%, 수입 중 비중은 50.5%로 집계됐다.
이는 G7 국가 중 영국(수출 57.1%·수입 45.7%), 미국(53.6%·41.6%), 일본(53.5%·41.6%), 독일(48.5%·48.9%) 등 모든 국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총은 한국이 소재·부품을 수입해 반도체, 2차전지, 석유제품 등 중간재로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산업 구조에 특화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한국의 수출 상위 3개 품목은 메모리(720억달러), 프로세서·컨트롤러(359억달러), 석유제품(347억달러)로 모두 중간재에 해당했다.
반면 G7 국가는 독일·일본의 자동차, 프랑스의 항공기, 이탈리아·독일·프랑스의 의약품, 미국·캐나다의 석유 등 최종재나 1차 산품 중심의 수출 구조를 보였다.
한국의 중간재 교역은 일부 국가와 품목에 편중된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집중도 지수는 수출 1007포인트, 수입 1126포인트로, 캐나다에 이어 G7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국가집중도는 특정 국가에 교역이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수국 의존도가 크다는 의미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23.7%), 미국(14.2%), 베트남(8.9%), 홍콩(6.8%), 수입국은 중국(27.7%), 일본(10.1%), 미국(9.7%), 대만(8.6%) 순이었다.
다만 수출 국가집중도는 2019년 1164포인트에서 하락, 수출국 다변화가 일부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은 4.6%p 감소, 미국 비중은 3.6%p 증가했는데, 이는 대미 직접투자 확대에 따른 현지 생산용 중간재 조달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품목집중도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의 중간재 수출 품목집중도는 419포인트, 수입 품목집중도는 300포인트로 각각 영국 다음으로 높았다.
2019년 대비 수출 80포인트, 수입 89포인트 상승했다.
수출 비중 상위 품목은 메모리(15.6%), 프로세서·컨트롤러(7.8%), 석유제품(7.5%), 수입 비중 상위 품목은 프로세서·컨트롤러(10.2%), 천연가스(9.2%), 메모리(6.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