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고려대 이어 서울대도… AI 부정행위 정황에 재시험 검토
자연대 교양과목 중간고사서 AI 사용 정황…자진 신고도 나와 시험 전 AI 금지 공지했지만 일부 위반…학교 측 “성적 무효·재시험 준비”
연세대와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학교에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학생이 시험 중 AI를 이용해 문제를 푼 사실이 확인되면서, 학교 측은 해당 교과의 중간고사 성적을 무효화하고 재시험을 준비 중이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교양 과목 ‘통계학실험’의 중간고사에서 일부 수강생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푼 정황이 확인됐다. 이 강의는 30여 명이 대면으로 수강 중이며, 시험 역시 강의실 내 컴퓨터를 활용한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험 전 학교 측은 문제 풀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사전에 공지했다. 그러나 채점 과정에서 AI 사용이 의심되는 답안이 포착됐고, 담당 조교는 이를 근거로 자진 신고를 유도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1~2명이 부정행위를 시인했다”며 “중간고사 성적을 무효화하고 재시험을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사례는 앞서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드러난 AI 부정행위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
연세대에서는 약 600명이 수강한 전공 과목 ‘자연어 처리와 챗GPT’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 장면이 영상으로 다수 확인돼, 교수진이 자수를 유도했고 자진 신고자만 40명을 넘었다. 최종적으로는 190명 이상이 관련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에서는 약 1400명이 수강한 교양 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에서 최대 500명이 참여한 오픈채팅방을 통해 시험 문제와 정답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일부는 AI에 강의 자료를 학습시켜 자동 생성된 답안을 공유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고려대는 해당 시험을 무효 처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서울대는 21일 ‘ChatGPT로 숙제해도 될까요?’라는 제목의 학부생 대상 AI 윤리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이미 지난 9월부터 기획된 행사지만, 최근 잇단 사태로 인해 시의성이 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