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고립을 막아라...포항해수청 뒤늦은 대책회의
12월 8일부터 최대 20일간 운항 중단 대저페리는 고장 울릉크루즈는 정기검사...대체선 없어 포항해수청 “대책 미제출 시 운항 변경 불허” 명령
울릉도를 오가는 모든 여객선이 12월 중순부터 15~20일간 운항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울릉도의 고립이 우려되고 있다.
대저페리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는 기관 고장이고, 울릉크루즈의 뉴시다펄호는 정기검사 관계로 항로에서 이탈한다.
울릉군민들은 생필품이 끊기고 병원 예약도 취소해야 하는 등 불편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번 사태는 울릉도의 ‘해상교통 단절’이라는 잠재된 문제를 다시금 드러낸 사례다. 국민 뱃길을 책임져야 할 해양수산청은 아직까지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해수청, 울릉도 등 관계기관과 선사들이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상교통을 담당하면서 섬 주민들의 교통권을 볼모로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북도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지난 11일 오후 2시, 포항청 회의실에서 관계기관 및 울릉크루즈·대저페리 등 관련 선사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었다.
울릉크루즈가 오는 12월 8일부터 15~20일간 정기검사에 들어가는데도 대체 선박이 없어 울릉도와 육지가 완전히 단절될 위기에 놓인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강릉·묵호·포항 등 주요 노선은 강릉은 지나 11월 2일, 묵호·포항은 11월 9일 동절기 휴항에 들어간데다 임대 종료로 대체 선박이 없는 상황이다.
포항해수청은 이날 회의에서 선사들의 전향적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며, 오는 14일까지 구체적 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포항해수청은 이날 울릉크루즈는 △후포항로에 운항했던 1만5000톤급 ‘썬플라워 크루즈호’의 임대 운항을 적극 검토하고 △임대가 불가능할 경우, 울릉크루즈 정기검사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 △‘퀸스타호’를 울릉크루즈 대체선으로 운항 변경 신청 시 불허 방침을 밝혔다.
대저해운에 대해서는 △‘썬라이즈호’의 재운항을 검토할 것 △울릉크루즈에 썬라이즈호를 임대할 것을 각각 제시했다.
포항해수청은 “상기 제안사항을 수용하지 못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선사들의 운항 변경 신청을 불허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남한권 군수는 이날 관계기관 회의에 앞서 이재영 포항해수청장과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남 군수는 이 자리에서 울릉크루즈 12월 정기 검사를 3월로 연기 해 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
포항~울릉 항로에는 2022년 9월 울릉크루즈의 '뉴시다펄'호(1만 1919톤)에 이어 2023년 7월 대저페리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3164톤)가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 4월 '엘로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엔진 고장으로 멈춰 섰고, '뉴시다펄'호 마저 정기 점검을 받기 위해 내달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항~울릉을 운항하는 여객선사들은 통상 비수기인 겨울철에 법정 검사를 수행한다.
울릉도 주민들은 "작은 여객선은 파도 높이가 3m만 돼도 운항할 수 없다"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항로가 단절되지 않게 선사 등과 협의해 섬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