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 개입 발언'에 中日 갈등 격화··· 中, 자국민 일본행 자제 권고

2025-11-15     최서인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에 대해 연일 강경 비판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까지 권고했다.

15일 주일 중국 대사관은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드린다”며 “이미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경우에는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며 “이로 인해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신체와 생명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들어 일본 사회의 치안이 좋지 않고 중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여러 건 발생했으며 일본에 있는 중국인 피습 사건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며 “일부 사건은 아직 해결이 안 됐고 일본 내 중국인의 안전 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문제 삼으며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이 전날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다카이치 총리의 중국 관련 잘못된 언행에 관해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했다”고 밝혔다.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국회 답변 때 공공연하게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발표하면서 대만해협 문제에 무력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는데 이는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며 “중국의 여러 차례 엄정한 교섭에도 일본은 여전히 뉘우칠 생각이 없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은 극도로 나쁘고 위험하며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라며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심각하게 파괴했고 중국 인민의 감정을 심각하게 상처 입혔다. 14억 중국 인민은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 사설들은 다카이치와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일본 내부에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