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속 후 첫 특검 ‘옥중 조사’… 이종섭 도피 개입 추궁

서울구치소 접견실서 2차 조사… 진술거부권 행사 없이 영상녹화 진행 “이종섭 대사 임명·출국 과정에 대통령실 개입했나” 집중 추궁 특검, 채상병 수사외압·구명로비 연루 의혹 포함 내주 기소 방침

2025-11-16     김민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구치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두 번째로 특별검사팀 조사를 받았다. 내란·김건희 특검을 포함한 이른바 ‘3특검’ 가운데 구치소 방문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현 특별검사가 이끄는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했다. 조사는 주로 미결수를 상대로 수사기관이 사용하는 공무상 접견실에서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첫 조사에 이은 두 번째다. 특검은 수사 기간과 변호인단의 요청 등을 고려해 2차 조사는 구치소 방문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날 조사에는 호주 도피 의혹 수사를 전담하는 정현승 부장검사가 직접 나섰고, 지원 검사와 수사관 각 1명이 배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했다. 특검은 약 6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며, 조사 전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오른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뒤 출국하도록 개입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은 대사 임명 나흘 만에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돼 출국했고, 논란이 커지자 11일 만에 귀국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대사 내정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졌고, 외교부 자격심사나 방산협력 회의 기획 등이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정황도 확보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외교부, 법무부 등을 통해 출국과 귀국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아울러 김장환 목사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을 통해 해병대 수사 피의자인 임성근 전 1사단장에 대한 구명 요청을 받았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이 전 장관 도피, 구명 로비 등 각종 의혹의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선 1차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번 2차 조사를 끝으로 신문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 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옥중 조사는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에 응하지 않아 실제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