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심코 열어둔 방화문, 생명 위협하는 '설마' 될 수 있어

이승민 아포 119소방장

2025-11-16     대경일보
우리 일상에는 하루에도 여러 번 무심코 지나치는 문들이 정말 많다. 현관문이나 출입문, 비상문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평소엔 존재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중에는 꼭 닫혀 있어야만 우리를 지켜주는 특별한 문이 있습니다. 바로 ‘방화문’입니다.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화재가 나면 이 문 하나가 우리 가족의 생명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많이들 “설마 우리 집에 불이 나겠어?” 하며 별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곤 한다. 하지만 뉴스에서 화재 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런 ‘설마’가 현실이 되어 큰 아픔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 알게된다. 요즘처럼 건물은 더 높아지고 복잡해지다 보니, 연기와 유독가스가 금세 퍼집니다. 그래서 방화문이 하는 역할이 예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

화재 사고 소식을 보면, 계단실 쪽으로 몰려든 연기에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대부분 복도와 계단실 사이 방화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누구나 ‘잠깐만’ 하고 문을 열어둔 것일 텐데, 이런 작은 편의가 위급한 순간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던 곳에서는 연기와 불길이 느려져서 사람들도 무사히 탈출한 사례가 많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게 바로 닫는 습관으로 특별한 수고도, 큰 준비도 필요 없다. 문을 지나며 가볍게 한 번만 더 밀어서 닫거나, 제대로 닫혔는지 한 번쯤 확인해보면 됩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따뜻한 손길이 된다.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들어 방화문을 자연스럽게 닫는 습관이 우리 모두의 일상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동네와 지역사회가 더 따뜻하고 안전한 곳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