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동학대 신고는 작은 용기이자 큰 보호입니다
김덕진 영덕경찰서 여성 청소년계 경위
2025-11-16 대경일보
작은 몸으로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를 볼 때면 “조금만 더 일찍 누군가가 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동학대는 외부로 보이는 폭력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따뜻한 돌봄이 결여된 방임, 언어로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정서학대도 심각한 학대이며, 이러한 학대가 눈에 띄는 상처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아동들의 무표정한 얼굴, 반복되는 결석, 친구들과의 단절 등 말로 표현하지 못한 “도움 요청의 신호”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아이를 지키는 첫걸음은 ‘작은 관심’입니다. 경찰만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학교, 지역사회, 그리고 이웃이 함께하는 “보호망”이 형성될 때 비로소 아이들이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아동과 접점이 있는 모든 사람이 학대 징후를 발견하면 조기에 개입하는 감시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전에 관심을 가지고, 조기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이웃이나 교사가 아이의 이상한 행동 변화를 눈치채고 112에 신고해 준다면, 우리는 그 아이를 더 큰 피해로부터 지킬 수 있습니다. 신고는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한 아이의 삶을 지키는 용기 있는 큰 행동입니다.
우리 모두가 주변의 아이들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고 작은 변화에 귀 기울인다면, 그 관심 하나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아동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아이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세상은 어른에게도 따뜻한 사회입니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 하루에 기념일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의 웃음을 지켜주는 어른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