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 중심인물, 중앙지검장에… 검찰 안팎서 논란 확산

항소 포기 지휘한 박철우,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발탁 검찰 내부 “수사팀 반감 여전한데 지휘권자 임명” 우려 국민의힘 “보은 인사이자 항소 포기 대가”…정권 정조준

2025-11-19     김민지 기자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법무부가 19일 단행한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을 두고 검찰 조직 내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의 핵심 인물을 해당 사건 공소 유지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발탁한 데 따른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 지검장은 항소 마감 시한을 앞둔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에 “항소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직접 전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후 대검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수사팀은 물론, 당시 중앙지검장이던 정진우 검사장까지 잇따라 반발했다. 정 전 지검장은 “중앙지검의 의견을 관철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밝혔고, 18일 면직 처리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지검장의 임명이 조직 안정보다 오히려 내부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간부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의 반감이 극심한 상황에서, 그 수사팀을 이끄는 자리에 논란의 당사자를 앉힌 건 적진 한복판에 보낸 셈”이라며 “조직 안정이나 중재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던 검사장급 2명이 각각 수원·광주고검장으로 전보되면서, 해당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됐다. 검찰 내부에선 항소 포기 경위에 대해 공개 질의했던 검사장들 가운데 일부가 이들 자리에 ‘우회 좌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평검사 강등이라는 초강수는 피하면서도 인사권을 통한 경고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반발도 거세다. 국민의힘은 이번 인사를 ‘항소 포기 보은 인사’로 규정하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박철우는 항소 포기 범죄의 키맨”이라며 “민주당 관련 수사는 덮고, 야당 수사는 덮어씌우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에 충성한 대가로 받은 자리는 결국 올가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의 신상필벌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인사”라며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이 정권, 오래 못 간다”며 박 지검장과 함께 다른 승진자들도 겨냥했다.

특히 정용환 서울고검 감찰부장의 서울고검 차장검사 승진도 논란이 됐다. 정 차장은 항소 포기 정당화를 위한 시위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야권의 비판 대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 밖에도 대검 반부패부장에 주민철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이, 수원·광주고검장에 각각 이정현·고경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결원 충원과 검찰 조직 안정, 인적 쇄신을 함께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내부 혼선과 정치권의 강한 반발 속에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