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부터 AI까지…구윤철 "선택과 집중으로 한국경제 재도약"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환율과 성장 둔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경제의 반등 전략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내년을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 부총리는 19일 정부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환율과 관련해 “주요 외환 수급 주체와 협의해 과도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므로 특정 수준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기재부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과의 협력 여부엔 “아직 소통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고, 수출 대기업들과 논의한 외환 수급 개선책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은 어렵다”고 했다.

수출기업의 환전 유도에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국민 세금으로 인센티브를 주긴 어렵다”며 “정부가 미국에 투자하면 기업이 관세 혜택을 보게 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직접투자를 위해 특별기금 조성 방안을 내부 협의 중이다. 구 부총리는 “자금을 조달해 담을 주머니가 필요한데, 기금 형태가 적합할 것”이라며 “기재부가 직접 운영하기보다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하되, 기재부도 참여해 기금이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관세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관련 특별법을 12월 중 국회에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중국의 기술 추격과 글로벌 밸류체인(GVC) 재편에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반도체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자원 무기화, 관세·수출통제로 인한 GVC 붕괴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조선업에 15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과 연대하고, 반도체·AI·바이오 등에서 GVC 선점을 위한 선제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주요 기업과 매달 소통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예고하며 “AI 대전환을 주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 성장 전략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대책으로는 장기투자 유도 방안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ISA 계좌나 장기보유 소액주주 세제 혜택처럼, 자본시장과 개별 종목 투자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 초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선 “정부도 세율 인하 논의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금산분리 완화 요구에 대해선 “근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논의하겠다”고 하면서도 “아직 완화 단계는 아니며, 우선 국민성장펀드 등 기존 수단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관계부처와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선 “이미 결정된 사안은 받아들이고, 무엇을 할지가 더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강조한 6대 구조개혁을 총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재부가 경제 ‘그레이트 어게인’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국유재산 매각 제도 개선에 대해선 “12월 초중순까지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AI 버블’ 논란엔 “미국의 거대언어모델 중심 이슈로, 한국의 피지컬AI 방향성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