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칼럼] 자기암시 효과

2025-11-20     대경일보
▲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사람의 의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약하다. “오늘부터는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해야지.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어야지. 급한 성격을 고쳐야지. 내일부터 금연해야지” 등의 여러 가지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꼭 해내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그 결심은 대부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한다. 그리고는 “나는 왜 이리 의지가 박약할까! 나는 정말 안 되는 건가 봐!”라며 자책한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 마음을 짓누르던 자괴감마저 익숙해져 버린다. 그리되면 향상을 지향하는 삶은 자연스레 멀어진다. 하루하루를 그대로 그렇게 살아간다. 당연히 삶은 진보되지 않고 그 수준에서 맴돈다.

그렇다면 의지가 박약한 사람들은 그 사람의 개인적 특성 때문인가? 이에 대해 뇌과학자나 심리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학자들은 한결같이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데 의지가 박약한 사람은 개인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안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하루 평균 5만여 가지의 생각을 하는데 가장 많이 생각하는 그것이 인생을 결정짓는다. 그렇기에 매일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중요한데 놀라운 사실은 생각도 습관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오늘 했던 생각은 어제도 했고 내일도 한다. 그러면 뇌는 가장 많이 반복하는 생각의 패턴을 더욱 강화한다. 따라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할수록 뭐든지 안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시도를 하지 않거나 쉽게 체념해 버린다.

그럼 중요한 고비마다 목표 도달에 실패하게 만드는 이 나약한 의지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자신의 생각을 잘 통제하여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면 의지박약과는 저절로 거리가 멀어진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순간에 봉착할 때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생각습관으로 회귀하지 않으려면 내면의 의식, 즉 뿌리부터 바꾸어야 한다. 생각의 뿌리를 바꾼다는 건 자기 자신이나 사물, 현상에 대해 인식하는 작용을 바꾸는 것이다.

이건 다짐이나 결심만으로 잘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한데 좋지 않은 생각 습관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자기암시”이다. 플라시보 효과를 발견한 프랑스의 약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에밀 쿠에는 자기암시의 선구자다. 쿠에는 환자에게 우연히 가짜 알약을 주었는데 환자가 그 약을 먹고 증상이 개선되고 결국 낫는 것을 보면서 치유의 원천은 환자의 자신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쿠에는 어떤 일의 성취나 행복의 원천도 자신 안에 있다고 확신했다. 플라시보 효과를 정신영역에 적용하면 자기암시가 된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고 믿고 확신하면 실제가 된다”

그의 주장은 아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나 자신과 외부, 주변을 다스리는 모든 원천은 내 안에 있다.
둘째, 상상과 의지가 충돌하면 반드시 상상이 승리한다.
셋째, 날마다 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항상 생각하라. 그것을 되뇌이라. 소리내어 말하라. 멈추지 말고 반복하라. 그러면 그렇게 된다.>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반복하면 뇌 기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잠재의식이 바뀐다. 그렇게 되면 지향적 사고와 행동을 촉진하고 스트레스와 불안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각종 심인성 질환도 개선된다. 자기암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명상 상태에서 자기암시를 반복하는 것이 가장 좋다.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므로 몸과 마음이 이완된 편안한 상태에서의 암시는 내면에 인을 박는 것이나 다름없다. 명상이 어렵다면 잠들기 직전이나 혹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에 자기암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진다. 생각은 곧 현실이 되고 확신하는 소망은 이루어짐을 믿어라. 당신의 삶에 한계를 만드는 것은 오직 당신 스스로일 뿐이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