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국·이집트 미래 토대는 평화··· 북핵 고도화 방치 안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국영신문 ‘알 아흐람’ 기고문을 통해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한 이집트 사이의 ‘평화 협력’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며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대한 이집트 정부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이집트 : 함께 한 30년과 함께 만들어 갈 미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비슷한 지정학적 운명을 언급하며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의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이집트는 지난 2년간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 중재국으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인내를 보여줬고, 대한민국도 지난 70여년간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여정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이집트가 만들어 나갈 모든 미래의 기본적 토대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경제·문화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문화·교역의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 불굴의 의지로 찬란한 문명을 꽃 피운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집트는 나일강의 범람을 파피루스에 세밀하게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을 일궜고, 한국도 한강을 중심으로 국가를 발전시켰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이집트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며 “1995년 한국과 이집트의 수교는 협력을 통해 함께 혁신하고 공동 성장을 이룩할 결정적 계기였다”며 “이집트 삼성과 LG 공장에서 이집트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TV, 세탁기, 최신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기업의 메트로 전동차는 카이로 시민들의 발이 되어 이집트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 분야에 있어서는 “이집트에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 얘기가 꽃을 피운다고 한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집트를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감개가 무량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비전 2030’의 가장 신뢰할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인들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