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29년 묶인 길을 열다

3차순환도로 개통, 대구 교통축 재편 신호탄

2025-11-20     김민규 기자
▲ 조재구 남구청장과 남구 주민들이 과거 미군부대 담벼락을 허물었던 자리 옆을 지나 새로 열린 도로를 걸으며 개통의 의미를 새기고 있다. 김민규 기자

 
 
▲ 20일 3차순환도로 개통 중 남구민 5만8000명의 서명이 담긴 서편구간 개통 촉구 서명부 전달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김민규 기자

 
 
▲ 조재구 남구청장이 “이번 개통은 남구만의 변화가 아니라 대구 전체의 교통지형을 다시 그리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대구 남구가 20일 3차순환도로 동편구간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을 열고 동편구간 개통을 공식화했다. 행사는 이도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조재구 남구청장,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등 내빈 20여 명과 주민 600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 남구농악단 공연으로 문을 연 현장은 개통을 기다려온 주민들의 기대감으로 가득했고, 개회선언·국민의례·내빈소개가 이어지며 이번 개통이 단순한 도로 개통이 아닌 ‘남구 숙원사업의 결실’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3차순환도로는 원래 대구를 잇는 25.2km 순환도로망으로 설계됐지만, 캠프워커 미군기지 문제로 1996년 개통 이후 1.4km가 29년간 미개통 상태로 남아 있었다. 남구는 1990년대부터 미군부대 이전을 지속 요구해왔고, 2002년 토지관리계획과 2017년 헬리패드 철거를 거치며 개통 기반을 확보했다. 2019년 주민 3만여명의 서명운동과 2021년 동편부지 완전 반환 확정이 이어지며 ‘오늘의 개통’이 가능해졌다.

행사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순간은 남구민 5만8000명의 서명이 담긴 서편구간 개통 촉구 서명부 전달 퍼포먼스였다. 이어 판페라 앙상블 공연과 컷팅식, 기념촬영이 이어졌고, 주민들은 과거 미군부대 담벼락을 허물었던 자리 옆을 지나 새로 열린 도로를 걸으며 개통의 의미를 직접 체감했다.

동편구간 개통은 영대병원네거리 정체 해소, 출퇴근 시간 단축, 정주여건 개선 등 생활권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대구도서관·평화공원 조성과 연계한 교통·문화 중심축 형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이번 개통은 남구만의 변화가 아니라 대구 전체의 교통지형을 다시 그리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서편구간 완전개통까지 반드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