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 집 마련의 꿈의 붕괴

2025-11-22     대경일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치솟는 분양가와 높아지는 청약 당첨 가점 탓에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이 줄면서부터 생긴 현상이다. 대신 대출 여력이 있는 30대를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한 매수가 급증하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포함) 가입자는 9개월 새 9만여 명이 줄었으며, 2022년 6월 대비로는 3년 3개월 동안 225만 명가량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면서 청약 경쟁률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 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대 1로 2020년 시점 26.8대 1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감소하고 있는데, 이 런 현상은 단순한 통계상의 변화가 아니라 주택시장과 가계환경, 정책구조 전반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을 반영하고 있다. 즉,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는 단순히 통장 계좌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아니라, 청약제도의 유인체계 약화, 주택시장 구조의 왜곡, 세대·지역 간 주거기회 격차 확대 등의 복합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입자 감소는 단지 통장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한다. 주택청약 제도의 신뢰 저하, 청약통장이 ‘내 집 마련을 위한 기본 수단’이었다는 인식이 약화되면서, 주택시장, 가계부채 구조 전반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청년과 무주택자, 주거 사다리의 약화이다. 청약통장 가입이 줄면 향후 주택구입 기회 자체가 제한될 수 있어, 세대 간·계층 간 주거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저축 및 가계금융구조도 변화가 예상된다. 청약통장 이탈이 많아지면, 저축이 다른 금융상품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저축을 포기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고, 이는 가계부채·금융 리스크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 문제를 완화하고 청약 제도의 실효성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응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청약당첨 기회의 확대 및 가점 구조 완화, 즉, 통장 가입기간이나 무주택 기간 외에도 신혼부부, 청년, 생애최초 등과 같은 방식으로 가점을 부여하여 신규 가입자나 단기간 가입자에게도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청약통장 금리 혜택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청약통장을 통한 저축 유인의 높이기 위해 금리 인상, 소득공제 확대, 세제혜택 강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 분양가 및 금융환경 안정화 지나친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거나, 분양가상한제, 중도금 대출 구조개선 등을 통해 청약 이후 주택구입 부담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주택담보대출, 중도금대출 규제 완화 또는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청약의 실질적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
수도권에만 집중하지 말고 지역균형과 공급 다양화로, 인기 지역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고, 지방이나 비인기 지역에서도 매력이 있는 청약상품을 개발해야 이런 내 집 마련의 꿈인 청약통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