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월의 디카+詩 오래된 꿈

2025-11-23     대경일보
괴로운 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는 것이다

부러움은 결핍만 부를 뿐이지만
그래도 날고 싶은


[시작노트] 내 오래된 꿈은 시인이었다. 괜찮은 시인이 되는 것.

시를 좋아하고 다시 끄적거릴 무렵 지인으로부터 경주문예대학을 권유받고 다니게 되었다. 조금 더 잘 쓰고 싶은데 그런 요령은 없었다.

막연히 심각하던지, 너무 가벼워 금방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문장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문예지 신인상에 추천의 기회가 왔고 신인상 2회 추천 완료로 등단의 기회를 얻게 되었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얼마 전 10년 이상 시공부를 하며 신춘문예에 도전했었다는 선배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난 그러지 못해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걸 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아무리 해도 안되는 시간에 깃든 결핍은 나를 가난하게 만든다.

모든 걸 내려놓고 꿈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순간은 수시로 들이닥친다. 그래도 그 속삭임에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같이 가보자고 말하고 싶다.

서로가 서로의 위치를 쳐다보는 새와 바위로 보여 부러워만 하는 꿈을 생각해 보았다.


디카시. 글: 정사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