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멀티골에도 LAFC, 밴쿠버에 승부차기 패… 콘퍼런스 결승 좌절

0-2 뒤진 상황서 손흥민 2골로 연장전 끌고 가 승부차기 첫 키커로 실축… LAFC, 시즌 종료 손 “내년엔 우승할 컨디션으로 돌아올 것”

2025-11-23     이승원 기자
22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열린 MLS 서부콘퍼런스 준결승 연장전에서 LAFC의 손흥민이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로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손흥민이 메이저리그사커(MLS)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지만, 승부차기에서는 아쉽게 실축하며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2025 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로 후반 15분과 추가시간에 연속 골을 넣으며 LAFC의 극적인 2-2 동점을 이끌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했고, LAFC는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해 콘퍼런스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는 유럽 무대의 ‘월드클래스’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개인 기록에서는 손흥민이 빛났지만, 뮐러는 팀 승리를 안고 웃었다.

22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열린 MLS 서부콘퍼런스 준결승 후반전, LAFC의 손흥민이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후반 0-2로 밀리던 LAFC는 손흥민의 투혼으로 기사회생했다. 후반 15분 앤드루 모런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세 차례 슈팅 끝에 수비진을 뚫고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추가시간엔 프리킥으로 골대 왼쪽 상단을 정확히 찔러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골은 밴쿠버 수비수 트리스탄 블랙먼의 퇴장으로 얻어낸 프리킥에서 나왔다.

하지만 LAFC는 연장전에서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결승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연장 후반엔 밴쿠버 수비수 베랄 할부니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상대는 9명이었지만, LAFC는 수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손흥민이 오른쪽 골대를 맞히며 실축했고, 델가도마저 실축하면서 초반부터 밀린 LAFC는 끝내 무릎을 꿇었다. 요리스 골키퍼가 네 번째 키커의 슛을 막아내며 희망을 살렸지만, 양 팀 5번째 키커가 모두 성공하면서 승부는 밴쿠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손흥민은 "무척 실망스럽다"면서도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축에 대해서는 "연장전 막판 근육 경련이 있었고, 페널티킥 직전에도 느낌이 왔다"며 "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LAFC 입단 후 정규리그 포함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하며 MLS에서도 정상급 활약을 이어갔다. 이날 멀티골은 지난 9월 말 이후 두 달 만에 터진 것으로, 지난 1라운드 오스틴과의 2차전에서 기록한 1골 1도움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LAFC는 정규리그에서 서부 콘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오스틴을 꺾었지만, 콘퍼런스 2위 밴쿠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밴쿠버는 이날 승리로 창단 이래 처음으로 콘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결승은 30일 열리며, 밴쿠버는 샌디에이고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의 준결승 승자와 맞붙는다.

손흥민은 “미국에서의 첫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매 순간이 즐거웠고,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임팩트보다 중요한 건 트로피다. 내년엔 우승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