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지역공동체가 함께 만든 ‘작은결혼식’
2025-11-24 정철규 기자
◇지역이 함께 만든 따뜻한 결혼식
예식은 이안면복지회관을 대관해 열렸으며, 이안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 과정에 참여해 예식의 완성도를 높였다. 직원들은 공간 꾸미기, 동선 정리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예비부부를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따뜻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안면새마을부녀회(회장 채춘화)도 전날부터 식재료 손질과 음식 준비를 도맡아 정성 어린 잔칫상을 마련했다. 부녀회원들의 헌신은 잔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했을 뿐 아니라 주민이 힘을 모아 만드는 공동체 문화의 가치를 잘 보여주었다.
예식 주요 순서 역시 주민들의 참여로 의미가 더욱 깊어졌다. 주례는 지역 원로인 이운식 전 도의원이 맡아 품위 있게 진행했으며, 사회는 신랑의 후배인 이동욱 이안면새마을지도자협의회 총무가 맡아 친근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어 이안면 색소폰 동호회 ‘색동회’의 연주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며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의 울림이 큰 결혼식이 완성됐다. 200여 명의 하객들도 한마음으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상주시의 ‘작은결혼식 지원사업’은 과도한 형식과 비용을 줄이고 결혼 본연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 2022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이번 이안면 작은결혼식은 주민이 주체가 돼 함께 준비하고 축하하는 건강한 예식문화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1부 작은결혼식, 2부 전통혼례식… 지역 공동체가 준비한 특별함
예식은 1부 ‘마을의 축복이 깃든 작은결혼식’에 이어 2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전통혼례식’으로 이어져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전통혼례식은 경상북도 2025년 인구활력 주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기획부터 운영까지 주민의 정성이 깃들어 의미를 더했다.
전통혼례식에서는 신랑·신부가 전통 혼례복을 갖춰 입고 가마를 타고 입장해 옛 혼례의 격식과 품위를 재현했다. 외국인 신부가 지역 주민과 하나 되어 한국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모습은 하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서로 다른 문화에서 자란 두 사람이 하나를 약속하는 장면은 큰 울림을 전했다.
신랑 이상업 회장은 “면민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과 정성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받은 잊지 못할 선물과 감동을 가슴에 새기고 지역사회에 더 큰 나눔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호웅 이안면장은 “작은결혼식은 결혼 본연의 의미를 회복하고 부담을 줄이는 실속형 예식문화의 좋은 사례”라며 “이번 결혼식을 계기로 마을이 더욱 화합하고 지역 공동체가 발전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