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도쿄에서 60년 물꼬 다시 텄다
한일 중소기업, 기술·소비재 협력 새 흐름, 재일동포 지원까지 확대
2025-11-25 김민규 기자
이번 포럼은 단순한 기념 행사가 아니었다. ICT·반도체·소재·정밀제조 등 서로의 강점이 다른 한국과 일본이 중소기업 차원의 실질적 협력을 다시 꺼내 든 자리였다. 양국 정부, 국회, 중소기업 대표 200여 명이 참석하면서, 도쿄 한복판에서 양국 경제를 다시 잇는 ‘60년 물길’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본행사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중소기업이 산업 협력의 실 사례를 직접 공유했다. 한국 기업들은 혁신 스타트업 육성 전략과 글로벌 진출 정책을 소개했고, 일본 측은 성장지향형 기업 지원 체계를 발표하며 양국 중소기업이 서로의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한일 기업 간 기술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한 성공 사례는 현장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행사장 로비에서는 K-푸드, K-뷰티, 생활형 굿즈 등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쇼케이스로 전시됐다. 즉석식품과 화장품은 일본 기업인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았다. 단순 전시가 아니라 실제 구매 상담으로 이어지며 소비재 분야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포럼의 의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과 함께 재일동포를 위한 1억 원 상당의 생필품 후원도 진행했다. 고령·독거 재일동포와 원폭 피해 동포들에게 전달될 지원으로, 행사는 경제협력과 공동체 연대가 동시에 이뤄진 자리로 평가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한국은 ICT·반도체 분야, 일본은 소재·부품·정밀제조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한일 중소기업이 상호 보완적 협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글로벌 경쟁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다시 열린 중소기업 협력의 물길은 60년 전 양국 국교 정상화가 남긴 숙제를 오늘의 기업들이 다시 받아든 순간이었다. 기술·시장·문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한일 경제 관계에서, 양국 중소기업의 꾸준한 교류는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