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13개 혐의 대부분 '모르쇠, 또는 부인' 할 듯

▲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게 되고,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전직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짧게 소회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연합
포토라인 거쳐 10층에서 조사 유력…육성 메시지에 주목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놓고 '창과 방패' 싸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관련기사 2면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건 노태우·전두환·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검찰과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막바지 준비에 심혈을 쏟고 있다.

이번 검찰 조사에서는 ▲삼성 특혜와 관련한 뇌물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및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연결된 직권남용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이 핵심 쟁점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받는 13개 혐의 가운데 뇌물 부분이 승부처가 될 것이란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그동안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박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인 뇌물죄 입증을 두고 보강조사에 집중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임원 4명을 잇따라 소환해 면세점 특혜와 사면청탁 의혹을 추궁했다. 19일에는 장선옥 롯데면세점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정리해 질문지 작성을 마치고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진술에 따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예상질문을 뽑아 변론을 준비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지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되는 박 전 대통령은 9명의 변호사를 선임하고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박 전 대통령의 형사사건을 맡아 온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서울 삼성동 자택에 수시로 방문해 변론을 준비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한 손범규 변호사 등 8명의 변호사는 큰 틀에서 변론 방향을 준비하고, 유 변호사가 13개 혐의에 대해 세세한 변론을 준비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삼성동 자택을 나서 차를 타고 소환 통보 시각에 맞춰 중앙지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도착하면 출입문 앞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과 마주하게 된다.

파면 결정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임하는 소회나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삼성동 자택에 들어간 지난 12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간략한 입장을 내놨을 뿐 육성으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거나 자신은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불소추 특권이란 방패막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한웅재 중앙지검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이 맡는다. 장소는 특수1부가 있는 중앙지검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이 유력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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