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화 · 안동포민화공예 작가

지난 주말 사라져가는 길쌈기술을 전승·보전하기 위해 안동포 직조 기능인을 양성하면서 전시판매하는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안동포전시관을 찾아 박금화(62) 안동포민화공예작가를 만났다.

안동포전시관은 안동포 짜기 전과정 이론과 단계별 실습을 거쳐 천연염색과 안동포를 활용한 공예교육을 실시해 교육생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금화 작가의 첫마디는 “그동안 안동포는 뛰어난 기능성과 실용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한 상품과 직조기술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대마생산 기반조성과 안동포, 무삼(삼베) 기능인력 양성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안동포는 “수(手)작업과정과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매년 대마재배면적은 줄어들고, 안동포기능보유자의 고령화로 직조기술 보존과 계승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앞으로 안동포 활성화를 위해 안동포와 무삼 기능인 양성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안동포는 고조선시대부터 낙동강유역에 야생대마가 재배되어 직조가 시작되었고, 신라 선덕여왕 때는 베짜기 대회가 열려 최우수품은 궁중 진상품으로도 올라갔다고 한다. 안동포직조기술은 1975년에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다.

박 작가는 “시어머니께서 37년째 안동포를 직조하고 계신다. 동네 할머니 모두가 무형문화재감인데 세 분만 지정되셨다. 안동포 직조 공정과정이 16번, 손길이 100번 간다. 대마껍질을 삶아서 입으로 다지는 등 모든 직조방식이 천년 동안 전해온 전통방식 그대로다.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맥을 이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안동포는 “노동력을 투자한 만큼 돈이 안 된다. 작년부터 전문인을 길러내기 위해 안동시와 경북도는 5월부터 무상으로 안동포기능인력 양성과정 교육을 운영한다. 안동포 마을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 금소리다. 대마를 심는 것도 보건소에 신고 후에 심어야 한다”며 안동포 생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작가는 “시어머니가 안동포를 하는 것을 보고 공예를 접목시켰다. 안동포 공예가 매력 있는 것은 친환경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안동포에다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민화그림을 넣고, 가방 등의 인기상품을 만든다. 2009년 한국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이후 많은 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연말 안동포전시관이 완공되고 시와 도에서 지원이 되면 상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 소비자는 상품을 선택할 시 친환경적이고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질 것이다. 안동포는 감 염색만을 고집하고 있다. 안동포는 역사성을 가진 우리나라 대표적인 섬유다. 몸에 좋고 항균작용을 한다.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자부심으로 지켜야 하며, 상품개발(향주머니, 가방, 지갑, 옷, 기념품 등)에 신경을 쓴다면 인식이 바뀌고 있어 빛을 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작가는 “그동안 안동포축제가 없었다. 그러나 올 7월 7일, 견우와 직녀 설화를 활용한 ‘칠월칠석 안동포 베틀방 행사’를 하기 위해 시·도비가 확보됐다. 1박 2일간 행사를 하는데 행사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전시, 판매, 체험교육에 참석해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힘든 안동포민화공예작업을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은 시어머니께서 직접 안동포로 가족 옷도 만들어주시고 손자손녀에게까지 도포를 해주셨다. 저는 안동포에다 민화그림을 손수 그려 넣어 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속도가 느리고 원가가 비싸고 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전망이 있다. 안동시민을 상대로 안동포민화공예과정(10∼20명)을 개설해 주민민화공예교육, 체험, 판매, 디자인개발, 사계절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고, 친환경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안동농협에서는 안동포, 수의, 도포, 공예품 등을 생산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금화 작가를 만나고 나오면서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칠월칠석 안동포 베틀방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 천년을 이어온 안동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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