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대구지방보훈청 복지팀장

▲ 조원진(대구지방보훈청 복지팀장)
4월 13일은 1919년 3·1운동 정신을 계승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적 의의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제정한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이다.

필자는 몇 년 전 중국을 여행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상하이의 좁은 뒷골목 안에 위치한 허름하고 낡은 건물이었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유적지'라고 한글로 적힌 현판을 보는 순간 머나먼 이국땅에서 이렇게라도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다는 사실에 가슴 뭉클했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임시정부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내부를 살펴보면서 이렇게 좁고 누추한 공간에서도 조국의 자주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극복하신 선열들의 그 숭고한 정신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토와 국민이 모두 일제 치하에 있었기에 사실상 국토도 국민도 없는 상황 속에서 머나먼 이국 땅에 설립된 정부였지만 행정, 군사, 외교,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정책을 전개하였으며, 군주제를 탈피하고 처음 시작하는 민주 공화정부 체제를 갖추어 나가는 등 그야말로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눈부신 업적을 이루어 내었다.

1919년 상하이에서 시작된 임시정부는 계속되는 일본의 압박 속에서 1932년 5월 이후 1940년까지 8년 동안 항저우·전장·광저우·류저우·치장 등 10여 곳을 전전하였고 당시 임시정부 요인들은 하루에 1끼로 겨우 목숨을 연명했을 정도로 힘든 삶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결코 독립운동을 포기하지 않았고 단 하루도 임시정부 간판을 내린 적이 없었다.

조국의 독립이라는 염원으로 계속되는 위기를 버텨낸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외교 및 군사활동과 다양한 교육·문화 활동을 통하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고 우리의 자주권을 외부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일제의 억압아래 희망을 잃은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그들의 마음 속에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임시정부 수립 제98주년을 맞이하며 오직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대한민국이라는 큰 대의를 가슴에 품고 목숨과 젊음을 바친 분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북한의 끊임없는 위협과 혼란한 국제정세, 점점 심화되는 사회갈등 등 오늘 날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우리나라의 위기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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