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과 해안, 심신의 고통을 치유하는 자연의 병원

최근 들어 지역별 둘레길이 많이 조성되고 있다. 기존에 있던 옛길을 걷기 편하게 복원하거나 여러 길을 하나로 이어서 만드는 식이다. 유명한 길은 그만큼이나 볼거리가 많아서 좋고, 새로 개장된 길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온전히 살아 있어서 좋다. 쉬면서 놀면서 토닥토닥 걸으면서 자연경관과 함께 역사 유적을 만날 수 있는 곳도 많다.
포항에는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 명소들이 많다. 둘레길을 걸으면 멋진 경관을 볼 수 있고 새소리, 시냇물 소리, 피톤치드의 향과 흙냄새, 낙엽의 감촉, 가지를 스치는 바람 등이 오감을 자극한다. 노인, 아이들, 여성도 안심하고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길, 둘레길을 걸으면서 나누는 몇 마디의 대화는 심신의 고통을 모두 날려 보낸다.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을 많이 찾았다. 산수를 유람하며 사색하고 자연의 덕을 배웠다. 마을의 정자에 모여 바람을 음미하고 달과 놀았다. 숲과 해안은 자기수양의 공간이었으며, 시와 예술의 배경이자 뿌리가 됐다. 포항의 대표 힐링 공간인 오어지 둘레길과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역사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이다.

■오어지 둘레길

포항시 남구 남구 오천읍 항사리 일원에 위치한 ‘오어지’는 운제산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신라 천년고찰 명승지인 오어사와 함께 할 수 있는 휴식과 힐링 명소로, 포항시민 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타지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삼국유사 ‘이혜동진’(二惠同塵) 편에는 혜공과 원효의 일화가 나온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신라시대의 뛰어난 고승 원효와 혜공의 선지식이 회자되고 있는 곳이 바로 오어사다.
포항시는 오어지 둘레길을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찾는 경북의 대표적 명품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어지는 맑은 날이면 잔잔한 저수지에 산 그림자가 그대로 비쳐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계절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특히 단풍이 물든 가을철에는 그 수려한 경관이 절정에 달한다.
오어지 둘레길은 출렁다리 ‘원효교’를 기점으로 7km에 달하는 구간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수변지역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포항의 대표적인 둘레길이다.
오어지 둘레길과 오어사는 포항시내에서 3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시민들이 멀리가지 않아도 휴식과 힐링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다.
둘레길을 편안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걸어도 안전하게 만들어졌으며, 계절 따라 변해가는 숲의 아름다운 모습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 일상에 힘들었던 모든 것을 잊고 자연과 친구가 되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생태숲길인 둘레길은 숲의 향기를 맡으며 걷기에 안성맞춤인데다 삼림욕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이다.
포항시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오어지 앞 출렁다리인 ‘원효교’를 건너 좌측으로 이어지는 숲길 산책로 구간에 7억원을 들여, 데크로드 310m, 토사둘레길 350m, 전망데크, 목교, 목계단, 안전로프, 편의시설(파고라, 의자 등)을 설치하는 등 총2.8㎞의 둘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당초 둘레길은 기존 등산로를 활용해 400m정도 우회하는 노선으로 경사가 급한 수변지역은 접근이 어려웠지만, 데크로드 설치를 통해 전체 7㎞(2시간 소요)의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으나 걷기에 어려움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수변경관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시는 금년에도 사업비 5억원을 투입하여 전망누각 및 휴게시설설치, 둘레길정비, 둘레길주변 숲가꾸기, 안전시설을 설치하여 둘레길 완성도를 높임과 더불어 오어지 둘레길 중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속의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 음이온 등 다양한 산림치유인자를 이용한 치유의 공간으로 수변휴게정자(1개소), 힐링데크(1개소), 조망쉼터(3개소), 명상평상(2개소), 어울림테이블(1개소), 삼림욕의자(9개소), 흔들벤치(1개소) 등 산림휴양 시설을 확충한 “힐링숲체험원”을 조성하여 다양한 이용계층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로 조성할 계획에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계절을 그냥 놓치고 지나가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 속에 자리 잡은 운제산 오어지 둘레길은 시민의 소중한 휴식공간이다. 이런 휴식공간이 도시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운제산과 오어사가 있는 오어지의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어보자.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지도에서 일명 호랑이꼬리 부분으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는 동해면과 구룡포, 호미곶, 장기면까지 해안선 58㎞를 연결하는 트레킹 로드다.
한반도 최동단지역으로 해맞이와 석양이 아름다운 천혜의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과 찰랑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무념으로 한나절 걸을 수 있는 힐링로드로 전국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번에 공개된 코스는 절벽과 파도로 인해 접근이 불가했던 동해면 입암리 선바우에서 마산리까지 700m구간을 14억원의 예산과 마을주민과의 협업으로 해상 데크로드를 설치하여 끊어진 마을간의 연결과 그 동안 감춰졌던 기암절벽에는 집단으로 자생하는 해국군락지가 새롭게 발견됐고,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 선바우, 힌디기, 하선대를 비롯하여 여왕의 왕관를 닮은 여왕바위, 계곡바위, 킹콩바위, 배바위 등 각종 사물을 닮은 바위들이 신비감을 더한다.
특히 해질녘이면 기암절벽 사이로 넘어가는 석양이 너무 아름답다. 해가 지면 포스코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선바위
평택임씨가 처음 마을을 개척할 당시 마을 앞 해안에 높이 6m 가량의 우뚝 선 바위에 연유하여 입암리란 마을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그 모양이 꼭 남성을 상징한 모양이다. 마을이 번창하라는 뜻이 숨어 있다.

◇힌디기
옛날 성이 노씨인들이 처음 정착하여 살 때 흥하게 되라는 뜻으로 흥덕에서 음이 변하여 힌디기라 불려 졌다고 하고, 이곳의 큰 구멍이 있는 흰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면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다.

◇하선대
옛날 용왕이 매년 칠석날 선녀들을 초청하여 춤과 노래를 즐기곤 하였는데 용왕은 그 중 얼굴이 빼어나고 마음씨 착한 선녀에 끌려 왕비로 삼고 싶었으나, 옥황상제가 허락하지 않아 용왕은 황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다를 고요하게 하고 태풍을 없애는 등 인간을 위하는 일을 하자 황제가 감복하여 선녀와 혼인을 허락하여 용왕과 선녀는 자주 이곳에 내려와서 행복하게 시간을 보냈다는 전설이 있다.

■구룡포 말목장성 탐방로

구룡포 말목장성탐방로는 2009년 구룡포읍사무소에서 약 4km의 석장터를 발굴해 둘레길로 조성한 곳이다. 말목장의 석성은 말을 키우던 돌 울타리를 말한다. 정확한 축조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국유사 등 여러 기록을 살펴보면 말목장의 역사가 약 1400년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원래는 구룡포에서 남구 흥환리까지 약 8km 길이로 쌓여 있었지만 현재는 5.6km가 남아 있다. 종6품 관리가 목장을 관리했고, 목자군이 이곳에 살면서 분뇨를 치우는 등 잡일을 했다고 전해진다.
포항시는 구룡포 말목장성을 재조명하여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구룡포읍사무소에서 2009년 희망근로 사업으로 약 4km의 석성터를 발굴하여 탐방로를 조성하고 구룡포 산1번지에 있는 봉수대 터를 개발해 정상(해발 205m)에 2층 전망대를 설치했고 말목장성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말조형물 3마리를 설치했다.
전망대에서는 태백산맥의 호미반도의 능선과 영일만항 등 3면의 동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정상부근에 진달래, 구철초, 등을 식재해 4계절 탐방로를 찾는 탐방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탐방로는 구룡포초등학교에서 전망대 정상까지 3.7km로 왕복 2시간30분정도 소요되며 최근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대식 도시녹지과장은 “오어지는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사계절 내내 즐겨 찾는 관광의 명소인 만큼 불편함 없이 쉽게 접하고 안전하게 이용토록 그린웨이 사업과 더불어 활용도가 높은 명품 둘레길과 탐방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자문위원>

한학자·정신문화발전연구위원 목천·이희특, 동화작가·김일광, 시인·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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