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경북대 교수

치열했던 대선도 끝났다. 어느 때 보다 국제적 환경들이 급변하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님은 열린 자세로 국가를 잘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가 크다.
이제 우리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은 강대국에 의존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직 우리들 자신에 의한 경제 분야 등의 독립은 우리 민족이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예로 몇 년 전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기술이전 불가에 관한 뉴스가 국가적인 이슈가 되었다.

우리는 값비싼 최첨단 전투기를 구매 해주는 조건으로 기술이전을 받아오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18조원은 구입비 및 기술 이전비를 합친 금액이다. 일련의 사태는 국내 IT분야의 수준을 등한시 한 체 첨단무기에 집착한 특정 집단의 아집과 이것을 제대로 기획하지 못한 관계자의 부적절한 선정 절차가 어우러진 문제 때문인 것이다. 어쨌든 이런 사태가 발생된 현실에서 우리는 냉철한 검증이 필요한 시기이다. 과연 애국자는 누구인가.

하루가 다르게 국내외 IT분야의 수준과 전자기술은 변화하기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기술은 진화할 수 밖 에 없는 특성을 간파해야 한다. 때문에 무조건 값비싼 첨단 무기에 집착이나 상대국가의 기술력에 안주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인에 의해 독자적인 원천 기술 확보가 가능한 프로젝트의 청사진만이 지금 필요한 지혜인 것이다. 방산 잡음이 끊임없이 발생되는 문제점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강력한 시스템 구축도 요망된다. 이번 사태의 정확한 실체 파악은 어려우나 어쨌든 록히드마틴과 기술이전 합의 내용 등을 잘 협상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 유익한 것이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KF-X프로젝트를 지연시킨다면 이와 관련 있는 특정 집단들은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숱한 명분논리의 소모전의 악순환만이 재판 될 뿐만 아니라 원천 기술개발은 영원히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될 것이므로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치명적인 누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각종 과학, 의학 장비 등을 국산화 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을 위해서는 국가 R&D예산이 비전문가의 평가와 잿밥에 관심 있는 사이비 과학자나 업체를 가려내는 강력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낭비되었던 각종 잉여자금 등으로 10년 내에 항공, 잠수함, 원전 등 전략적인 분야가 국산화로 개발이 가능 한 것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X-프로젝트 라는 연구 과제를 공모한바 있다. 우리 국가가 해결해야 할 난제 50여 문제를 주제로 하였다. KF-X 기술 못지않은 대표적인 공모 과제는 다음과 같다.

황사,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을 공중에서 친환경적으로 정화하는 비행체를 만들 수 있을까?, 내 몸의 미래 모습이나 상태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구체적으로 볼 수 있을까?, 생명체의 에너지 효율에 근접한 고효율 동력기관의 개발은 가능한가?, 선박이 뒤집히더라도 침몰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무인기술을 활용하면 환경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실시간 생태계 모니터링과 생명자원화를 위한 생채정보 채집 및 DB 구축이 가능할까?, 핵폐기물을 처리하고 신물질 개발도 가능한 핵 제어 기술이 가능한가?, 잠을 자지 않고도 뇌를 쉬게 해줄 방법은 없을까?, 악천후를 뚫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안경이나 망원경을 만들 수 있을까? 등 이다.

이와 같은 과제는 세계에서 아무도 개발되지 못하는 기술이지만 우리 정부는 일 단계 공모가 끝난 상태이다. 상당한 아이디어가 접수되어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단계이다. 아마 세계적 주목 받으며 인류에 기여할 다수의 원천 기술까지 수확될 것이다. 단지, KF-X 프로젝트만을 개발하여 우리의 체면을 세우는 게 문제가 아니다.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으로 관련 산업 분야와 시스템을 총동원한다면 청년실업의 대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두 마리의 토끼까지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록히드마틴의 첨단기술을 부러워 할 필요는 없다. 조금 천천히 가면 어떤가요. 예산을 줄이면서 탄탄하게 굳어진 기초과학 하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키울 때이다. 다만 우리들 먹고 살기 위한 원천 기술력 개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첫째, 각종 암, 조류인플루인자, 잠수함, 전투기, 어도, 녹조 등을 개발할 수 있는 실적 있는 전문가 100인, 1000인 프로그램 수행이 긴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에도 과학정책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임진왜란 때의 비참한 과오를 후대에서는 다시는 법하지 말자는 교훈의 징비록이라는 역사책이 있다. 과학정보가 없었던 조선은 조총으로 무장한 왜구들은 동래성을 초토화시킨 후 60일 만에 파죽지세로 평양성까지 함락되는 비극에 초래될 수밖에 없었다. 1592-1598년 까지 7년간이라는 긴 시간들은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었다. 조총은 1543년 포르투갈을 통해 일본에 전해지면서 동아시아에 첫선을 보였다.

당시 중국무역에 종사하다 일본 해안에 표류한 포르투갈 선원들에 의해 전해진 것이다. 포르투갈 선원에게 받은 단 1자루의 조총을 일본 영주는 그것을 바로 분해하여 그 설계도를 그려 수만 자루를 제작해 냈다. 16세기 당시 일본의 총포 기술은 유럽보다 앞서 있었다고 전해진다. 활보다 뛰어난 조총이나 주력선인 안택선이라는 공격방어에 뛰어난 함선 등은 당시의 과학자가 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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