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최근 발견된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비행체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을 정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군전략시설 보안에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무인기에 내장된 카메라(일본 소니사 DSLT·메모리 64GB)가 찍은 사진에는 지난 4월 26일 배치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레이더 등의 모습도 담겨 있어 사드체계 배치 이후 촬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측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측 어느 지역에 있는 전략시설이라도 정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무인기에 탑재된 카메라에 찍힌 사진으로 비행경로를 추산하면 북한지역에서 발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경북 성주지역까지 정찰하고 사진을 촬영하면서 북한지역으로 복귀하려다가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국방부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비록 북한 무인기가 첨단 비행체가 아니고, 촬영한 사진의 해상도도 정밀하지 않지만,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전략시설 배치 장소와 그 좌표를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계속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인제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고도 2∼3㎞로 추정되는 상공에서 찍은 성주골프장 전경 사진을 보면 북한이 지난달 8일 조선중앙TV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사진과 비슷하다.
이들 사진과 합참이 공개한 사진이 닮은꼴이어서 다른 무인기가 촬영해 성공한 뒤 북한으로 복귀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주한미군 사드배치 지역 촬영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미군의 다른 시설들도 이미 북한 무인기의 목표가 됐을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2014년 3월 24일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서울 상공을 비행하면서 7∼9초 간격으로 서울 중심지역을 촬영했는데 청와대 전경도 선명하게 찍혔다.
같은 해 3월 31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사진에도 소청도와 대청도의 군부대 시설 모습이 담겨 있었다.
북한의 무인기는 제작비용이 대당 최소 2천만원에서 최대 4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무인기 중량은 10∼14㎏이지만, 카메라와 낙하산을 제거하면 실제 무인기에다 3∼4㎏의 물체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군이 무인기에 4㎏의 폭약을 달아 건물에 충돌하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한 결과, 건물은 거의 피해가 없었고 폭발로 인한 인명 살상 범위는 1∼2m로 나타났다.
한미 군당국이 성주에 사드배치만 하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신감만 보일 것이 아니라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의 군사시설은 물론, 주요 산업시설까지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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