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당발굴조사 현장공개 모습 중 1A호 주곽(우)과 부곽(좌) 전경. 경산시 제공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경산시와 (재)한빛문화재연구원이 최근 발굴조사 중인 경북 경산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 내 ‘임당 1호분’ 발굴조사에서 도굴되지 않고 매장 당시의 복식을 그대로 갖춘 압독국 최고 지배자 무덤이 확인됐다.

사적 제516호로 지정된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고분군은 삼국시대 신라의 지방 세력이 축조한 고총으로 구성된 고분군이다. 고분군은 1982년 임당동의 고총과 1987년 조영동의 고총이 발굴돼 문헌 기록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압독국의 지배층 무덤임이 밝혀졌다.

지난해부터 임당1호분에 대한 구조와 성격을 밝히고 정비복원을 목적으로 한 학술발굴조사가 시작돼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임당 1호분은 임당동 구릉의 말단부에 자리한 것으로 5기 정도의 묘곽이 연이어 축조된 연접분으로 하나의 커다란 동산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고분 정상부에 있는 당목으로 인해 전체 고분의 절반정도만을 조사했음에도 대형의 으뜸덧널과 딸린덧널로 구성된 소위 주부곽식의 암광목곽묘 2기(1A호와 1B호)가 드러났다.

이 가운데 먼저 축조된 1A호는 다행히 도굴의 피해를 입지 않아 매장 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분은 5세기 말 또는 6세기 초에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1A호분은 둘레돌 장경 17.78m, 단경 15.36m, 잔존높이 3m의 타원형 봉분의 내부에 길이 430cm, 너비 216cm, 깊이 190m의 장방형 으뜸덧널과 길이 359cm, 너비 428cm, 깊이 77~118cm의 방형에 가까운 딸린덧널을 ‘창’자형으로 배열했다.

으뜸덧널 바닥에서는 은제허리띠, 순금제의 가는고리 귀걸이, 금동관모와 관장식, 고리자루칼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하고 머리를 동쪽으로 향해 누운 주인공이 확인됐다. 또 주인공 발치에서도 금제 귀걸이를 착용한 어린아이 인골 1점이 확인됐는데, 순장자로 추정된다.

딸린덧널에는 큰항아리, 짧은목항아리, 긴목항아리, 굽다리접시 등의 다양한 토기류가 빈틈없이 가득 채워진 상태로 출토됐고, 금동제 말알장, 철제 발걸이 등의 말갖춤을 올려 부장했다. 또 딸린덧널의 서쪽 묘광 가장자리에서는 따로 부장된 많은 제사용 토기류와 금동제귀고리를 착용한 순장자로 보이는 인골 1구가 확인됐다.

이번에 발굴된 임당1A호분은 도굴되지 않고 고분 축조당시의 유물 부장상태 그대로 조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양한 종류의 금공품과 토기자료, 어린이 순장인골 확인 등을 통해 삼국시대 상장례와 순장풍속 등 고분문화 연구와 지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경산시는 그동안 국내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게 진행된 고고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전하는 압독국의 중심지로 밝혀진 임당유적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정비할 계획이다.

최근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돌덧널무덤이 확인된 부적리고분군에 대한 사적 추가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임당유적의 다양한 고분자료와 풍부한 인골자료, 동식물자료 등을 보존전시하고 활용하기 위한 유적전시관 건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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