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경북대학교 교수
싸움은 밤새 계속 되었다. 장산곶매와 물 건너온 독수리는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장산곶 매는 용감히 싸웠다. 처음엔 그놈의 날개바람에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싸우면서 독수리의 약점을 공격했다. 날개가 커도 날갯죽지는 별 거 아니었으므로, 장산곶 매는 단숨에 그놈의 가슴팍을 파고들어 있는 힘을 다해 날갯죽지를 쪼아 버렸다. 그러자 그놈은 힘을 못 쓰고 땅으로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싸움이 끝나고 난 뒤, 장산곶매는 피투성이가 된 지친 몸으로 벼랑 위 낙락장송 위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피 냄새를 맡은 큰 구렁이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장산곶 매가 앉아있는 나무를 감고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장산곶매 더러 날아오르라고 막 소리를 지르며 꽹과리를 쳐댔으나. 장산곶매는 졸고만 있었다.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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