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대구를 대표하는 항일민족시인 이상화 선생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첫 구절이다.
나라 잃은 슬픔과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조국에 대한 애정을 절실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 가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아직도 마음 한 편이 아려온다.
일제 치하 36년 동안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은 채 싸워온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는 드디어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비록 오랫동안 빼앗긴 들이었지만 결국 봄이 찾아온 것이다.
이처럼 과거 우리는 나라를 잃은 슬픔과 동족 간에 총칼을 겨눠야 했던 아픔을 겪었으며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 선열들은 나라를 지키고자하는 의지 하나로 그 힘든 시련들을 이겨냈다.
선열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평화와 번영된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가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공적이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그 분들의 애국애족정신이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국가보훈처에서는 선열들의 공훈과 희생을 기리고, 그 공적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독립운동 및 국가수호와 관련된 현충시설을 건립하고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세월 속에서 잊혀지고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공적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현충시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관리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애국충절의 고장답게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였고, 6․25전쟁 당시에는 낙동강 방어선의 치열한 전투로 인하여 전적지 또한 상당하고 이와 관련된 현충시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정신문화의 중심에 있는 우리고장 주변을 보면 가까이에는 앞산공원에 있는 충혼탑과 낙동강승전기념관, 두류공원 인물동산에서는 독립운동 기념물과 2.28민주운동기념탑, 달성공원에서는 이상화 시인의 시비 등을 찾을 수 있고, 시내에서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근대문화골목, 조양회관 등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경북의 혼을 담은 경상북도독립기념관, 6.25전쟁당시 낙동강전투의 격전지를 벨트화하여 조성된 국내 최대 전쟁박물관인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영천시가지를 재현한 전투 메모리얼파크 등이 있는데 가족과 함께 체험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과거를 망각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우리의 선열들이 나라가 어려울 때 보여준 나라사랑과 희생정신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후세에 길이 이어져 나가야 할 것이다. 현충시설은 바로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충시설을 찾아 선열들의 공적을 되새기고 희생에 감사를 표시하는 것도 내 고장 나라사랑 정신의 표현이 될 것이다.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가 지나고 선선한 가을의 계절이 찾아왔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산도 좋지만 이번 가을에는 테마가 있는 ‘현충시설을 찾아 떠나는 우리고장 나라사랑’에 동참해 보는 걸 어떨까?
우리 지역의 현충시설에 대해서는 대구지방보훈청(053-230-6078)으로 문의를 하거나 현충시설 정보 서비스 홈페이지(http://mfis.mpva.go.kr/main.do)를 방문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대구지방보훈청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mpvadaegu/?fref=ts)에서는 매월 현충시설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참여하여 퀴즈를 통해 우리 지역 현충시설에 대한 정보도 얻고 선물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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