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에이즈 신규 감염자 1천62명

최근 경기 용인에서 A양(16)이 남성 10여 명과 성매매를 한 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A양에게 에이즈를 옮겼거나 반대로 옮았을 가능성이 있는 성 매수 남성들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양인 경우 모바일 채팅앱을 통해 음성적으로 이뤄진 성매매라 성 매수 남성들의 신원 확인이 쉽지 않아 추가 감염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에이즈 관리의 구멍이 드러나게 됐다.

이러한 A양과 비슷한 또래인 10~20대 에이즈 감염자가 10년 새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 경험이 갈수록 빨라지고 청소년 성매매도 줄지 않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국회 보건복지위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은 12일 질병관리본부로 부터 제출 받은 ‘에이즈 발생 현황’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감소 추세지만 한국은 반대로 증가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전 세계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200만명으로 2000년(310만명)보다 35% 줄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1천062명으로 2000년(219명)보다 늘어났다.

이렇게 새로운 국내 감염자는 10~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10대 감염자는 2006년 13명에서 2016년 36명으로 증가했다. 20대도 같은 기간 158명에서 360명으로 배 이상이 증가 했으며, 전체 감염자 중 10대 비율은 2000년 0.7%에 그쳤지만 지난해 3.3%로 커졌다. 20대도 22.3%에서 33.8%로 급증했다.

이들 10대와 20대 에이즈 감염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지난해 10대 감염자 중 3명, 20대에선 8명만 여성이었다. 특히 에이즈는 잠복기가 10년 안팎인 걸 감안했을 때 10대에 감염돼 20대에 증상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추정된다. 이는 사실상 10대가 에이즈에 노출되는 위험성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어린 연령대의 에이즈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학교 등에서 이뤄지는 청소년 성교육이 ‘성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전에 비해 성 경험을 하는 나이가 빨라지고 있지만 성 지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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