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우파 대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양당의 통합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략적인 측면만 앞세워 통합 논의에 나선다면 또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다.

통합 논의를 촉발한 곳은 한국당이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11월 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을 ‘데드라인’으로 통합 시간표를 제시한 데 이어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공식 지시했다.
그간 흡수통합론을 역설했던 홍 대표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통합’을 언급 사실상 당대 당 통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국당의 통합을 원하지만,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던 바른정당 내 통합파들을 한층 자극하는 유인책을 던진 셈이다.

바른정당내 통합파는 일제히 호응하는 모양새다.
바른정당 창업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강경 통합파들은 ‘통합 불발’에 따른 단체 또는 개별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사실상 탈당 카드를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양당 중진의원들의 이른바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출범 논의도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주 야당 3선 의원 2차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각 당 의결기구에 보고해 통합추진위원을 확정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 통합 논의를 이끌 추진위 구성을 재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주 초부터는 보수대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른정당 자강론자들은 전대를 한달 여 앞둔 상황에서 통합카드를 공개적으로 내보인 홍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통합론에 거듭 선을 그었다.
최근 전대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우리 당 전당대회는 우리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자꾸 남의 당 전당대회를 방해하는 이런 행위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바른정당 자강파와 중도파 의원들은 일단 현시점에서 보수통합 논의보다는 제3야당인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 수위를 높이는 것이 개혁보수를 내세우는 바른정당의 현실적 답안지라고 보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1일 성인 남녀 506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 따르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62.9%로, ‘찬성한다’는 응답(22.5%)의 약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지만 국민이 납득할만한 명분없이 또다시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려는 시도에 대해 국민들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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