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팔경도 중 '강천모설'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중국미술연구소 제공
조선시대 산수화 2점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16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이 그림들은 국내 회화 중 최고(最古)의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일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미술연구소는 일본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 전기 소상팔경도 2점을 국내로 들여왔다고 13일 밝혔다. 이 그림은 가로·세로가 각각 약 30.5㎝ 크기다.
중국에서 11세기부터 그려진 소상팔경도는 후난(湖南)성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 만나는 곳의 풍경을 묘사한 산수화를 통칭한다.

소상팔경도는 8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구성된다. 이번 그림들은 '산시청람'(山市晴嵐)과 '강천모설'(江天暮雪)에 해당한다. 산시청람은 산골 마을의 아지랑이 낀 모습을 나타낸 그림이고, 강천모설은 해가 저물 무렵 강가에 내리는 눈을 표현한 작품이다.

홍선표 한국전통문화대 석좌교수는 "조선 전기 소상팔경도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미술관 리움 등에 있는데, 이 작품은 양식상 가장 오래된 팔경도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명지대 초빙교수는 이 그림들이 소상팔경도 유형에 속하지만, 시(詩)의 내용이나 정서를 표현한 그림인 시의도(詩意圖)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성을 묘사한 산시청람 그림은 이태백의 시에 나오는 구절을 그린 것 같기도 하다"며 "조선 후기에 많이 만들어진 시의도의 초기 형태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형적인 소상팔경도의 구도에서 벗어나 회화적인 맛을 살린 그림"이라며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 회화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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